[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중국 관중 3만 명(추정), 중국 취재진 100여명, 축구 굴기, 공한증(恐韓症).
오늘(1일) 한중전을 앞두고 연일 쏟아져 나오는 이 같은 표현은 혹 중국에 발목 잡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의 발로라고 본다.
중국을 꼭 이겨야 하는 건 늘 발아래에 두던 그 중국이라서가 아니다. 2010년 중국이 0-3 패배를 안겨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건드렸기 때문도 아니다.
물론 이 같은 이유도 동기유발에 도움은 되겠으나, 중국이 아니더라도 ‘월드컵’만으로 동기부여가 충만해야 대표팀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 사진=김영구 기자 |
객관적 전력, 역대 전적에서 앞선다면, 지난 6월 유럽 원정에서 한국과 마주한 스페인의 마음으로 중국전에 임해야 한다.
중국의 일거수일투족에 과민하게 반응하고, 90년대에나 볼법한 응원을 준비하는 건 ‘상대적 약체’를 맞이하는 팀의 자세와는 거리가 멀다.
운동장 위에서 실력으로 보여주면 된다.
중국 스리백의 질식수비보단 한국 공격진이 뿜어낼 화력이 중요하다. 중국의 거친 압박을 능가하는 압박을 펼쳐야 한다. 일대일 경쟁에서도 빠짐없이 승리해야 한다.
주장 기성용은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선보여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월드컵 예선이 험난해질 것”이라고 31일 아시아축구연맹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경기를 마치고 중국이 침대축구를 했다, 더티 플레이를 했다, 중국 원정 응원단의 기세에 눌렸다는 핑계는 무의미하다.
승리하지 못하면 그건 한국의 탓이고, 이겼다면 그것도 한국이 해낸 결과다.
↑ 사진=김영구 기자 |
설령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중국 따위에 졌다”고 비난할 필요는 없다.
첫 경기에서 승리를 놓친 건 월드컵으로 가는 길이 더 험난하단 걸 의미할 뿐, 한국 축구가 전에 없던
잘못된 점이 있다면 감독은 아집을 꺾고, 선수들은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 된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대표팀은 ‘중국’에 위축되지 말고, 월드컵 최종예선 첫 경기에 충실히 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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