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강정호(29)가 15일 부상자리스트(DL)에 올랐다. 지난 20일(한국시간) 마이애미와의 홈경기 도중 슬라이딩을 하다가 왼 어깨를 다쳤다. 경기 후 MRI 정밀검사 결과 왼쪽 어깨 인대가 늘어났다는 소견이 나왔다고 한다. 2루에서 아웃되는 상황을 중계 화면으로 봤을 땐 큰 문제는 없어 보이고 경기 후 통증을 느꼈다고 하는 인터뷰도 나와서 큰 부상은 아닐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강정호가 워낙 통증에 예민하거나 엄살을 피우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은근히 걱정이 커지기도 한다.
↑ 강정호가 왼어깨 부상으로 15일 DL에 올랐다. 야수에게 던지지 않는 쪽 어깨의 부상은 의외로 흔한 편이다. 사진=MK스포츠 DB |
야수들은 주루나 수비중 공을 잡기 위해 자주 슬라이딩이 필요하지만, 사실 슬라이딩 기술에 대한 체계적인 훈련은 잘 이뤄지지 않는듯한 경우가 많다. 슬라이딩 동작에서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팔이 아닌 가슴으로 체중을 지탱하면서 미끄러지는 훈련이 필요하다. 배구의 슬라이딩 리시브, 디그 동작을 연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이런 슬라이딩의 기술을 훈련하는 것이 경기 중 부상을 예방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된다. 강정호는 원래 슬라이딩 자세가 매우 좋은 선수 중 한명이다. 그러나 부상을 당한 날에는 슬라이딩을 조금 급하게 시도한 것이 불운한 결과를 냈던 것 같다.
현재 복귀를 위해 재활 훈련에 들어간 강정호는 천천히 움직임을 크게 하면서 적응을 해나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공을 던지지 않는 어깨의 부상 회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배팅 동작이 된다. 배팅 시 발에서 전달된 힘이 몸통을 통해 양손의 배트에 전달되기 위해서는 어깨의 정상적인 힘 전달이 필요하다. 어깨가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아 어깨라는 연결고리가 끊어지게 되면 타자의 힘 중 상당 부분을 잃게 된다. 그럼 이 연결 고리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
부상 전에 진행했던 웨이트트레이닝 중 벤치 프레스 및 상체의 웨이트 트레이닝을 움직임을 제한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것이 필요하다. 움직임을 제한하게 되면 그만큼의 유연성과 근력을 잃기 때문에 정상적인 범위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체크가 필요하다. 두 번째로는 부상전과 같은 배팅 동작에서 불편감이 없어야 한다. 만약에 불편감이 나타나게 되면 움직임의 경로를 바꾸어서 배팅을 하게 되므로 스스로의 타격 기술이 변하게 되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트레이너가 없는 아마추어 선수라면 이와 같은 두 가지 운동을 통해 스스로의 몸이 완전해 졌는지를 확인하고 경기에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올해 많은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 했지만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나서 매우 힘들어 하고 있다.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정상적인 기량을 발휘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부상과 컨디션 유지가 힘들어서가 아닐까 한다. 팀에서 트레이너는 어머니의 역할(따듯함)과 같고 코치는 아버지의 역할(엄격함)과 닮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우리 한국선수들이 아무쪼록 섬세하고 살뜰한 스태프들의 도움 속에 더 건강한 도전을 계속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김병곤 스포사피트니스 대표 트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