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한화 이글스가 대형악재를 맞이했다. 불펜서 마당쇠 역할을 수행하던 송창식(31)이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것. 권혁에 이어 또 다른 마운드 핵심자원의 연쇄 이탈 가능성이 커졌다. 김성근 한화 감독의 경계 없는 선발투수 및 불펜진 운용이 한화 투수 전체에 과부하를 일으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전날인 29일 한화 구단은 불펜투수 송창식이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공제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는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SK전 이후 팔꿈치에 통증을 느낀 그는 병원 진료일정 상 오는 31일 정밀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29일까지 엔트리는 말소되지 않았다.
결국 송창식마저 탈이 나며 그간 우려됐던 한화의 ‘투수혹사’ 관련 부정적 시나리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24일 불펜 대들보 권혁 역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1군에서 제외됐다. 경미한 통증이라고 하나 이른 복귀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런 시기에 권혁과 함께 팀 내 마당쇠역할을 도맡았던 송창식까지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전력에서 이탈한 것.
↑ 한화 이글스 마당쇠 송창식(사진)이 전날 팔꿈치 정밀검진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사진=MK스포츠 DB |
특히 한화 마운드의 보직파괴가 원인으로 손꼽힌다. 마당쇠라는 단어가 설명해주듯 전천후 자원만이 존재했다. 김 감독의 이런 투수운용은 분업화 시스템이 정착한 현대야구와는 거리가 먼 방식. 144경기로 치러지는 장기레이스에서 항상 우려됐던 상황이다.
이번 시즌 대부분을 선발로 출격한 송은범과 짧게 시즌을 보낸 에스밀 로저스를 제외한 나머지 한화 투수들은 모호한 보직경계 속에서 여러 가지 임무를 부여받았다. 심수창과 장민재, 이태양, 송신영, 파비오 카스티요 등 대부분의 마운드 자원들이 고정된 역할 없이 상황에 따라 바뀌어가는 임무를 수행했다.
순서도 종잡기 어려웠다. 대표적으로 심수창은 7월29일 불펜으로 등판한 뒤 7월30일 두산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4일 뒤에 다시 선발로 나선 그는 그로부터 3일 뒤 다시 NC전에 구원투수로 출격했다. 이후 3일 뒤 삼성전에 선발로 나섰고 또 다시 3일이 지난 뒤 KIA전에 선발 등판했다. 등판이닝을 떠나 컨디션관리가 쉽지 않은 스케줄이 분명했다.
올 시즌 기량이 급성장한 장민재 역시 최근까지 고정적인 역할 없이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불펜에 또 다른 마당쇠 박정진 또한 지난 6월 깜짝 선발로 나선 바 있다. 카스티요도 짧은 기간이었지만 선발과 불펜, 마무리투수 임무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다.
김 감독의 이런 경계 없는 마운드운용은 불펜진의 과부하를 초래한 측면이 있다. 불안하고 안정감 없는 선발진 운용으로 마운드가 조기에 흔들리는 경우가 잦다. 그러다보니 불을 끄기 위해 나오는 불펜투수들이 다시 등판하는 경우가 매우 많았다. 마운드 전체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숫자가 증명했다. 권혁과 송창식은 올 시즌 단연 출전경기 수(66경기) 1위를 달리고 있다. 투구이닝 또한 97⅔이닝(송창식)과 95⅓이닝(권혁)으로 독보적이다. 여느 선발투수들의 투구 이닝과 비슷한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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