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애너하임) 김재호 특파원] 우완 투수 앤소니 스와잭(30). 그는 지난 2015년 특별한 경험을 했다. 태평양 건너편 한국이라는 낯선 나라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외국에서 경기를 한 경험이라고는 베네수엘라에서 윈터리그를 뛴 것이 전부였던 그에게 한국에서 보낸 짧은 시간은 어떤 의미였을까.
지난 22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 선수로 뛰고 있는 그를 에인절스타디움에서 만났다.
영원히 기억될 만한 경험
"아주 다른 경험이었다."
그는 잠시 생각을 갖더니 지난해 한국에서 보낸 경험을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개막 로스터에 합류했던 스와잭은 5월 10일 웨이버 절차를 거쳐 마이너리그로 강등됐고, 6월 17일에는 인디언스 구단에서 방출돼 한국프로야구 두산베어스에 입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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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와잭은 지난 시즌 도중 두산에 합류, 20경기에서 5승 7패 평균자책점 5.26의 성적을 기록했다. 사진= MK스포츠 DB |
그는 두산 시절 함께했던 김현수를 메이저리그에서 만난 것에 대한 소감도 전했다. "전혀 놀라지 않았다. 이곳에 와서 성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계약 때 아주 현명한 선택을 했다. 구단은 강등을 강요했지만, 그는 거절했고 이제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모습을 봐서 행복하다."
부실한 원정팀 시설, 적응 어려웠다
지난해 6월 유네스키 마야의 대체 선수로 두산에 합류한 스와잭은 20경기에서 5승 7패 평균자책점 5.26의 성적을 기록했다. 타고투저 성향의 리그라고 하지만, 기대치에 비하면 실망스런 성적이었다. 포스트시즌 때는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수모도 경험했다.
그는 "조금 더 잘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무엇이 제일 어려웠을까? 그는 "KBO는 아주 공격적인 리그였고, 내가 그곳에 가기 전까지는 몰랐던 것들에 대해 대처해야 했다"며 낯선 문화에서 적응해야 했던 것들에 대해 말했다.
가장 먼저 꼽은 것은 타자들의 성향이었다. "그곳의 타자들은 여기와 많이 달랐다. 컨택 능력이 좋은 타자들이 많았다. 타자들은 마치 ’삼진을 당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타석에 들어서는 듯했다. 그점이 제일 어려웠다"며 타자들의 컨택 능력에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경험한 가장 큰 ’문화 충격’으로 원정팀 시설을 꼽았다. "매일 생활하는 모습이 완전히 달랐다. 이런 식의 클럽하우스가 그곳에는 없었다. 홈경기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원정은 꽤 힘들었다. 트레이닝룸도 없고, 클럽하우스도 없고, 호텔에서 옷을 갈아입고 호텔에서 식사를 해야했다. 그게 너무 어려웠다."
한국프로야구는 잠실구장이 원정팀 라커룸을 따로 만들고 각 지역에 신축구장이 들어서는 등 시설 개선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눈에는 여전히 낯설어 보였던 듯. 그는 "한국에 가기 전까지는 몰랐던 것들이다. 마치 마이너리그 같았다"며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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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시즌 양키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그는 시즌 도중 콜업되며 메이저리그에 복귀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지구 반대편에서 배운 것
힘든 경험이었지만, 그는 프로야구 선수가 된 이후 집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한 경험을 가치 있게 여기고 있었다. "세계가 정말 크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을 이은 그는 ""다른 문화, 다른 음식,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가족들과 함께 그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짧았지만,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고 말했다.
스와잭은 지난 1월 양키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고, 트리플A 스크랜튼 윌크스배리에서 줄곧 뛰다 지난 6월 8일 메이저리그 선수단에 올라왔다. 24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5.79(28이닝 18자책)를 기록중이다. 22일 LA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7회 등판,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2009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데뷔했을 당시 선발 투수였던 그는 첫 두 시즌 23경기에 선발 등판한 이후 주로 불펜으로 뛰었다. 두산에서도 주로 선발로 뛰었고, 마이너리그에서도 선발 경험이 종종 있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이제 불펜으로 역할이 굳어진 모습이다.
그는 "내가 원했던 것"이라며 선발보다는 불펜이 더 편하다고 했다. "나는 ’세 번째 구종’이라 부를 만한게 없다. 투 피치 투수다. 선택할 수 있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불펜이지만, 그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나는 지금 내가 뛰고 싶은 곳으로 돌아왔다. 어떤 일을 하든 행복하다"며 현재 생활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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