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2004 아테네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 유승민(34·삼성생명 코치)이 탁구 출신 첫 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됐다.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스포츠외교에 일찍부터 관심을 두고 노력한 결과다.
유승민은 19일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참가선수 투표결과 IOC 선수위원으로 당선됐다. 한국인으로는 2004 아테네올림픽 남자태권도 +80kg 챔피언 문대성(40·아시아올림픽평의회 선수관계자위원회장)이 2008년 선출된 후 2번째다.
스포츠외교의 필요성을 유승민이 느낀 것은 1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체육회 IOC 선수위원 추천도전을 공식화한 2015년 7월23일 “북한 선수들을 2000년부터 겪으면서 세계 평화 및 화합에 스포츠가 최적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경기장이 아닌 IOC에서 한국의 스포츠외교에 이바지하길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과 유승민의 굵직한 인연으로는 크게 2가지를 들 수 있다. 베이징에서 2004년 열린 남북한·중국 친선탁구대회와 2011년 카타르 도하 ‘피스 앤드 스포츠컵’이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피스 앤드 스포츠컵’에서는 남북 단일팀의 일원으로 복식을 제패했다.
↑ 아테네올림픽 남자탁구 단식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이 IOC 선수위원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AFPBBNews=News1 |
세계체육계에서 북한은 변방이자 약소국에 속한다. 단순히 같은 민족이자 분쟁 해소 차원에서 접근하는 수준을 넘어 유승민은 “IOC에서 소외되는 국가에도 좀 더 관심을 기울이는 선수위원이 되고 싶다”면서 “국제무대에서 발언권이 약한 회원국의 의견도 알려 스포츠를 통한 희망주기에 일익을 담당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세계평화와 화합을 언급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유승민은 현역 시절 중국·오스트리아·프랑스·크로아티아·독일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외국어 실력을 키웠다. IOC 선수위원 최종후보선정 대한체육회 면접에서 유승민은 타 참가자를 압도하는 영어능력으로 전문 심사관의 고득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은퇴 후 미국유학을 준비했으나 2014년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국가대표팀 코치 선임으로 무산됐다.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려는 유승민에게는 탁구 행정가로 국제 업무 및 비즈니스를 맡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비록 유학은 좌절됐으나 여러 국적의 탁구단 경험을 살려 이미 한국 선수들의 투어대회 참가신청 등 현지와의 연락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IOC 선수위원 유승민’ 성공 요인으로는 투표기간 리우올림픽 선수촌 곳곳을 끊임없이 다니면서 지지를 호소한 선거전략이 꼽힌다. ‘스포츠외교’의 중요함을 아는 데서 비롯한 사명감과 국내에서도 잘 몰랐던 국제경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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