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빛은 아직 찾아오지 않았다. 외려 어둠은 더 깊어젔다. 지난 한 주(8월 16일~22일, 이하 한국시간) 두 명의 선수가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두 명의 선수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두 명은 남은 시즌 보기가 어려워졌다. 부상과 강등은 이 업계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들이다. 마치 세상이 끝난 것처럼 좌절할 필요는 없지만, 삼키기에는 그맛이 너무도 쓴 것은 사실이다.
잔인했던 부상 소식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는 16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홈경기 도중 또 다시 부상을 당했다. 상대 투수 로스 디트와일러의 투구에 왼팔을 맞았다. 맞는 순간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고, 바로 교체됐다. 불안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왼팔 골절이 발견됐다. 이미 종아리, 햄스트링, 허리 부상으로 세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그는 이번 부상으로 네 번째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 추신수는 왼팔 골절 부상으로 네 번째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사진=ⓒAFPBBNews = News1 |
이번 시즌 그 어느 때보다 몸 상태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조심스럽게 시즌을 준비해왔던 그였다. 그럼에도 부상 악령을 피할 수 없었기에 안타까움이 더한다. 2011년 손가락 부상, 2014년 발목과 팔꿈치 부상 이후 또 한 번의 시련이 찾아왔다. 그러나 앞선 두 번의 부상 시련 이후 전성기를 맞이했던 그엿기에 부활을 기대해 본다.
두 번째 부상 관련 소식은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에게서 나왔다. 로버츠는 지난 19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류현진이 이번 시즌 내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7월 복귀전 이후 불펜 투구 과정에서 팔꿈치 통증이 심해진 류현진은 검진 결과 건염 진단을 받고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후 약 4주가 넘는 시간을 휴식을 취했다. 시즌 내 복귀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지만, 돌아오기에는 남은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건강한 상태로 다음 시즌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목표가 됐다.
↑ 상승세를 타고 있던 강정호는 어깨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사진=ⓒAFPBBNews = News1 |
아쉬웠던 강등
최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며 고생했던 두 선수,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대호와 LA에인절스의 최지만은 나란히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이대호는 지난 20일 우완 투수 조 위랜드와 함께 트리플A 타코마로 내려갔다. 후반기 20경기에서 타율 0.109 1홈런 4타점으로 부진한 결과였다. 마지막 5경기에서는 1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치기 좋은 공이 들어와도 배트가 나가지 않는 등 전반적으로 집중력과 자신감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지난겨울부터 쉴 틈도 없이 달려 왔던 그는 강등 통보 하루 만에 트리플A 타코마로 이동, 바로 경기에 투입됐다. 시작은 좋다. 첫 경기에서 2루타 포함 2안타를 기록했고, 22일 두 번째 경기에서도 홈런 포함해 2안타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좌우 매치업에 따라 출전 기회가 제한됐던 그는 이곳에서 꾸준히 출전하며 타격 감각을 되찾을 계획이다.
↑ 이대호는 타격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사진=ⓒAFPBBNews = News1 |
굳건했던 두 선수
지난 한 주 자신의 자리를 지킨 것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오승환과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 두 명밖에 없었다.
오승환은 비교적 여유 있는 한 주를 보냈다. 휴스턴, 필라델피아로 이어지는 원정 기간 두 경기에 나섰다. 17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원정에서는 9회 나와 3점 차 리드를 지키며 시즌 12세이브를 기록했고, 3일 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3-3 동점이던 9회 등판,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팀의 4-3 승리에 기여, 시즌 세 번째 승리를 거뒀다. 지난 3일 신시내티 원정에서 끝내기 3점 홈런 허용 이후 7경기 연속 무실점. 2.14로 올라갔던 평균자책점도 다시 1.82로 끌어내렸다.
↑ 연이은 부상 소식 속 오승환은 꾸준히 자신의 일을 해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이주의 한 마디
"몸은 괜찮은데, 마음이 아프네요."
몸 상태가 괜찮은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이대호의 대답. 마이너리그 강등 직전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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