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이 중복이었다고 하는데 요즘 삼복더위의 기세가 무섭다. 폭염과 습한 날씨가 계속되고 노약자의 야외활동 자제를 당부하는 재난문자도 심심찮게 날아든다. 프로야구 경기를 시작하는 저녁 6시~6시반 이후에도 섭씨 30도에 육박하는 뜨거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으니 선수들의 고통 역시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3~4시간 동안 그라운드를 뛰어야 하는 선수들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경기를 하고 있을 것이다.
↑ 폭염속 훈련과 경기를 치러야하는 선수들은 잘 먹고 잘 마시는 법이 중요하다. 29일 뜨거운 마산구장에서 NC 박석민이 경기 전 훈련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창원)=천정환 기자 |
예전 선수들은 비과학적인 관습이나 막무가내 보양식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감독, 코치를 하는 40대 이상 야구인들의 현역 시절 때는 여름이면 무조건 보양식(약간의 혐오식품을 포함한) 같은 고열량 음식이나 보조식품을 많이 먹고, 고단백질의 고기류 섭취를 늘리는 경우가 흔했다. 물론 고열량의 음식이 체력 소모를 막아 줄 수도 있지만, 잘못 섭취하면 시즌 중 체중과 체지방이 증가돼 오히려 체력이 더 떨어지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기도 했다.
그에 비하면 요즘 선수들은 폭염 속 컨디션 유지를 위해 좀 더 합리적인 방법들을 찾아 신중하게 실천하는 편이다. 몇 가지 기본적인 식사 요령을 짚어본다면, 육류를 섭취하더라도 저녁 늦은 시간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하게 되면 내장기관에서 단백질을 분해하기 위해 피로가 유발 될 수 있으므로 적정한 양을 섭취하는 것을 권한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 정도의 육류 섭취가 좋을까. 선수의 체형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쉽게 어림잡는 방법으로 자기 손바닥 크기정도의 고기 한 덩이에서 반 덩이 정도를 가감하는 게 적절한 양이라고 생각된다. 평상시 잘 먹는 선수들이라면 너무 적은 양이라고 섭섭하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경기 중 수분 보충을 위한 물 또는 음료 섭취에 있어서는 전문가마다 권장하는 기준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켜야 할 원칙은 적절한 양의 지속적인 수분 공급이다.
과거 선수들을 관찰해 보면 (습관적으로) 경기 전 혹은 경기 중에 수분 섭취를 ‘몰아서’ 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었다. 실내 트레이닝장에서 또는 운동장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의 경우, 운동 중에는 전혀 마시지 않다가 쉬는 시간에 500~100ml의 음료를 한꺼번에 벌컥벌컥 들이키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지금은 웃으면서 하는 얘기지만, 옛날에는 정신적으로 나약해 진다고 운동 중의 선수들에게 절대 물을 주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실내 트레이닝장 혹은 운동장에서 장시간 훈련할 때 선수들은 자신의 물통을 주머니에 넣고 수시로 마실 수 있어야 몸의 수분 부족으로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우리의 인체는 70%가 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수분의 2%만 부족하게 되더라도 경기력은 눈에 띄게 떨어진다. 목이 타서 마시는 경우는 이미 몸속에서 수분이 부족한 상태였다는 신호를 받은 뒤라 늦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 중 꾸준하게 수분을 섭취하는 버릇을 가지는 것이 컨디션 유지에 있어 매우 중요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경기를 위한 물 섭취 방법으로는 경기 시작 15~30분전에 300~500ml를 마시고, 경기에 들어간 이후 얼추 15분 간격으로 100~150ml를 지속적으로 마시는 것이 필요하다. 4시간의 경기를 할 경우 경기 중 약 2400ml의 수분을 보충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계산해서 마시는 것이 힘들다면 경기 중간에 소변을 2~3번 정도 볼 수 있도록 물을 마시는 게 좋은 버릇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물을 마실 때는 한 번에 조금씩 나누어 섭취해야 장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적절한 음식 섭취와 수분 보충으로 선수들이 뜨거운 여름을 건강하게 이겨내길 응원해본다. (김병곤 스포사피트니스 대표 트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