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강윤지 기자] 한화 이글스에게 참 아득하기만 한 것이 ‘두산전 승리’였다. 한화는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펼친 7경기서 모두 졌다. 현 시점에서 한 구단을 상대로 1승도 챙기지 못한 건 한화의 두산전이 유일했다. 지난해 9월 20일 대전서부터 한 팀에만 8연패. 이러한 ‘한’을 풀 수 있을까. 29일 잠실에서는 두 팀의 시즌 8번째 만남이 성사됐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두산전 상대 전적에 적잖이 신경이 쓰이는 모습.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한 팀에게 이렇게 길게 진 적이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김 감독은 28일 경기를 마치고 원정길에 오르기 전 이례적으로 선수단을 소집하기도 했다.
↑ 한화 이글스가 김경언의 연장 11회초 결승 솔로 홈런에 힘입어 두산 베어스전 첫 승을 챙겼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여기에는 ‘과거’에 대한 질책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경계도 담겨있었다. 1위 두산과의 3연전을 앞두고 선수단에 긴장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다.
한풀이든 긴장 효과든, 한화는 그동안 쌓인 한을 경기 초반부터 잘 풀어가는 듯 했다. 1회초 김태균, 윌린 로사리오 두 중심축의 연속 적시타가 터지며 3점을 선취했다. 즐거운 예감이 번졌다. 그러나 선발 파비오 카스티요가 4⅓이닝 6실점(5자책)으로 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카스티요는 2회와 4회(실책) 1점씩 내주며 압박을 당했다. 5회에는 1사 후 2볼넷+3안타로 5명의 타자를 연속 출루시켰다.
타선도 답답했다. 1회 3점을 낸 다음 차갑게 식었다. 추가점을 올릴 기회는 충분했다. 두산 마운드는 ‘대체 선발’ 안규영 등 평소보다 다소 처지는 투수들이 등판했다. 이들은 1회 이후에도 4볼넷을 더 내줬다. 2회부터 7회까지 3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주자가 득점권에 진루했지만 집중력이 부족했다.
7회 들어 4번타자 김태균이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두산을 6-8까지 추격했다. 9회에는 김태균-윌린 로사리오의 연속
경기는 결국 연장에 돌입했고, 한화 타선은 11회초 김경언의 솔로 홈런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11회말을 지켜내면서 9-8 승리. 참으로 어려웠던 두산전, 승리도 그렇게 어렵게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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