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이쯤이면 이제 할 법도 한데, 결과는 달라자지 않았다. 이번에는 불펜 방화였다. 지독한 무승이다. ‘새 집’ 증후군은 딱히 아닌데, 승리투수가 될 날은 언제일까. 차우찬(삼성)은 또 고개를 숙였다.
삼성은 올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이온즈파크)로 터를 옮겼다. 홈구장은 2만4000석으로 규모가 커졌다. 시설도 최신식이다. 야구 볼 맛을 느끼는 관중은 물론 선수단도 야구 할 맛 나게 한다.
승률은 썩 좋지 않다. 37경기를 치러 14승 23패를 기록했다(‘약속의 땅’으로 불리는 포항구장은 3승 3패). 승률 0.378로 시즌 승률(0.416)보다 낮다. 그런데 선발승은 7번에 그쳤다. 선발승 비율이 매우 낮다.
라이온즈파크에서 1번이라도 선발 등판한 투수는 총 9명이다(벨레스터, 레온은 원정경기만 나갔다). 그 중 라이온즈파크에서 자주 웃었던 건 윤성환(3승 1패 평균자책점 4.05) 정도. 다들 썩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차우찬만큼은 아니다.
↑ 삼성의 차우찬은 26일 NC전까지 라이온즈파크에서 6경기에 등판했지만, 3패 평균자책점 7.02를 기록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팀 내 라이온즈파크 무승 선발투수(최소 1경기 등판)는 차우찬을 비롯해 김기태, 김건한, 레온, 장필준 등 5명이다. 그러나 3경기 이상 등판자 중에는 차우찬이 유일했다(김기태는 2회 선발). 차우찬의 시즌 홈 성적에 1승이 있지만, 지난 7월 12일 제2구장인 포항구장에서 올렸다.
새 집과 참 안 맞는 차우찬이다. 다른 팀과 비교해도 눈에 띈다. 삼성과 마찬가지로 넥센도 올해부터 고척스카이돔(이하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고척돔에 선발 등판한 넥센 투수는 총 7명. 이 중 6명은 선발승을 거뒀다. 가장 늦게 등장한 맥그레거조차. 양훈(3경기 1패 평균자책점 9.42)만이 무승이다.
그래도 비교가 안 된다. 양훈은 3경기 밖에 안 뛰었다. 그리고 14⅔이닝만 소화했다. 6경기 33⅓이닝의 차우찬과는 다르다. 두 차례(7월 7일 LG전 외 또 한 번은 6월 18일 두산전 5이닝 6실점)나 와르르 무너졌지만, 그 외 4경기는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라이온즈파크에서 마냥 부진했던 게 아니다.
초반에는 타선의 지원이 부족(4월 1일 두산전 1득점-4월 13일 NC전 2득점)하더니 최근에는 뒷문이 헐거웠다. 6월 24일 kt전 및 7월 26일 NC전에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으나 불펜은 잇달아 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차우찬은 후반기 첫 홈경기 등판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의욕이 넘쳤다. 전반기의 끝(7월 12일 롯데전 6⅔이닝 3실점)과 후반기의 시작(7월 20일 두산전 8이닝 4실점 3자책)을 잘 치렀다. 삼성의 후반기 첫 승을 안긴 것도 차우찬이었다.
그는 “(후반기의)첫 단추를 잘 꿴 것 같다. (가래톳)부상으로 전반기에 기대를 미치지 못했다. 최악까지는 아니지만 실망스러웠다. 후반기에는 불펜 부담을 덜기 위해 선발투수로서 긴 이닝을 소화하는 건 물론, 등판 경기마다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잘 한다고 해서만 이기는 건 아닌 듯. 7이닝 3실점 2자책의 호투(실점 과정도 불운했다)에 4-3으로 리드한 가운데 바통을
예정대로면 차우찬은 오는 7월 31일 넥센전에 선발 등판한다. 그의 라이온즈파크 7번째 경기다. 그때는 새 집 첫 승의 운이 따라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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