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U-12 전국유소년야구대회‘가 지난 23일 천년 고도 경주에서 열흘간의 열전을 시작했다. 한국 야구의 힘찬 미래를 책임질 어린 꿈나무들의 야구축제를 맞아 KBO는 24일과 25일, 이틀동안 ’학부모아카데미‘를 개최했는데, KBO 육성위원으로서 24일 자유토론 프로그램에 대담자로 참석했다.
“야구시작 처음 3년,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라는 토론 테마의 첫 번째 소주제는 ‘과연 야구선수에게 기본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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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 육성위원으로서 유소년야구대회 학부모아카데미의 첫날인 24일 토론에 나섰다. 사진=이종열위원 제공 |
그런데 나는 그런 가르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우선 선수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재능,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칫 어린 선수들을 기본기라는 틀에 가두어 그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제한하는 경우가 생겨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미국 유소년 야구의 성장 시스템을 보면 아이에게 이것저것 정형화된 ‘기본기’를 가르치는 대신, 일단은 야구경기를 하게 만든다. 야구경기를 통해 잘 던지고, 잘 치고, 달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야구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한다. 그리고 선수가 스스로 고민하게 만든다. 어떻게 하면 더 강하게 투수의 볼을 때려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강하고 정확하게 던질 수 있을까? 거기에 숨은 의도는 선수들의 몸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어떤 선수는 힘이 세고, 어떤 선수는 팔이 길다. 스스로 이를 깨닫고 각자 자신의 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본능’을 찾는 것을 기다려준다. 그리고 나서 그 선수가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도와주는 것이 ‘기본기 교육’이 된다.
‘게임과 훈련 어느 것이 우선인가?’ 라는 질문에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게임보다는 훈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듯싶었다. 사실 훈련과 게임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는 없다. 결국 게임을 잘 하기 위한 훈련이 되어야 하니까.
우리가 게임보다 훈련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아마 일본 지도자들의 영향이 많은 것 같다. 야구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1904년으로 알려져 있다. 1905년 우리나라는 일본에 의해 외교권을 잃었고 1910년에는 주권을 빼앗겼다. 그리고 1945년 8.15광복까지 일제 치하였으니 아무래도 우리 나라는 야구 도입 초창기에 일본인들이 주도하는 야구를 하게 됐고 그 영향이 지금까지도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게임과 훈련’에 대한 질문에서 미국 야구 시스템은 조금 다른 답을 갖고 있다. 미국의 메이저리그 시스템을 들여다보면 하나의 ML팀이 산하 3개~5개의 마이너리그 팀을 운영하고 있다. 선수들의 기량향상을 훈련보다 게임을 통해서 얻겠다는 뚜렷한 방법적 목표가 있다.
이는 성인 야구가 아닌 유소년 야구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실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상황을 훈련을 통해 (설정해서) 연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실제 경기를 되풀이하면서 수많은 ‘상황’들에 맞
어린 선수들 각자의 잠재력, 개성과 능력을 살려주는 ‘기본기 교육’. 그리고 훈련을 위한 훈련이 아닌 게임을 잘 하기 위한 훈련에 대한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이 유소년 선수들을 가르치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할 것 같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