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윤진만 기자] 전북 완주에선 매일 작은 전쟁이 벌어진다.
전북현대가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자 훈련장에서 실시하는 자체 청백전은 웬만한 K리그 클래식 경기 ‘저리가라’다. 베테랑 수비수 조성환(34)은 “프로 경기보다 더 치열하다. 수비수 입장에선 이동국 또는 김신욱을 막아야 한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동국과 김신욱, 김보경과 서상민, 로페즈와 한교원, 레오나르도와 고무열, 임종은과 조성환, 최규백과 김형일, 박원재와 최재수, 최철순과 김창수, 이호와 장윤호.
↑ 전북은 올시즌 리그에서 22경기째 지지 않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이같이 포지션이 겹치는 선수들은 주전팀과 비주전팀으로 나뉘어 서로를 상대한다. 비주전팀 스쿼드가 웬만한 중상위권 팀 못지않아 주전팀이 쉽게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자연스럽게 훈련장에선 경기 당일에나 볼 법한 긴장감이 감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부상 전 주전으로 활약한 선수랄지라도 경쟁력이 부족해 보이면 벤치로 내린다. 까딱하다간 관중석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전북의 클럽하우스가 한순간 방심과 자만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선수는 없다.
전북 홍보팀 관계자는 “경기 이틀 전 사실상의 선발전이 열린다. 선수들에겐 이날이 감독님의 마음을 바꿀 마지막 기회다. 옆에서 보면 그 경기는 정말 치열하다. 가끔 주전팀과 비주전팀 선수 1~2명이 바뀌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종호 최규백이 튀어 올라왔다.
전북 선수들은 훈련을 마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보충 훈련을 한다고 한다. 눈앞에 있는 경쟁자를 뛰어넘기 위한 노력, 밀리지 않기 위한 발버둥이다. 이러한 긴장감 속에서 선수들은 한 차원 높은 선수로 성장하고, 자연스럽게 팀 수준도 올라간다. 최강희 감독이 얘기하는 ‘전북만의 분위기’는 이렇게 탄생했다.
조성환은 “전북은 선수층이 두터워 훈련장에서도 집중력 있는 훈련을 한다. 훈련 중 치열한 상황을 극복하면 경기장에서도 (같은 상황에 부닥쳤을 때)이겨낼 수 있다. 이런 게 전북의 무패 비결인 것 같다”고 했다.
전북은 24일 울산현대와의 클래식 22라운드에서 후반 20분 김인성에게 일격을 맞았
정규리그(33R) 일정의 2/3를 소화한 현재 승점 48점으로 2위권인 FC서울, 울산(이상 34점)과 승점차가 벌써 14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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