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승부조작과 도박스캔들, 두명의 계약해지와 네명의 참가활동정지가 휩쓸고 간 한 주는 KBO 각 구단과 선수단체가 허탈한 야구팬들 앞에 잇달아 고개를 숙인 ‘사과문 정국’이었다.
알고 보면 4승(2패)과 2승(4패)의 타이트한 간격 속에 10개 팀이 치열한 자리싸움을 벌였던 화끈한 한주. 그러나 지난 주의 혈전을 꼼꼼하게 챙겨보고 맘껏 즐길 수 있던 팬들이 얼마나 될까. 선수들이 저지른 배신은 이만큼 아프고 이만큼 잔인하다.
그래도 우리가 첫 손에 꼽아야하는 최고의 투수. 두산 장원준은 꾸준하고 성실했던 7시즌의 감동을 완성했다. 스포츠는 여전히 진실한 드라마다.
기록과 실속으로 뽑아본 후반기 첫 주의 베스트5. 모처럼 세 명의 투수가 뽑혔다. 성적은 모두 주간기록(19일~24일)이다.
↑ 11승의 두산 장원준은 KBO 세번째 7년 연속 10승에 성공하면서 꾸준함의 대명사임을 확인시켰다. 사진=김영구 기자 |
2경기 2승(14이닝 10탈삼진 3실점) / 피안타율 0.192(52타수10피안타) / KBO 3번째, 좌완 첫 7년 연속 10승(19일 삼성전) / KBO 20번째 통산 1600이닝 투구(24일 LG전)
오래도록 부산의 자랑이었고 이제 두산의 보배가 된 이 투수는 지금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선발 마운드를 쌓아가고 있다. 지난주 두 경기 꼬박꼬박 7이닝을 채웠고 언제부터인가 당연해 보이는 ‘호투’를 계속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10승의 몫을 해온 7시즌. 오래 보아서 애틋하고 길게 보아서 감동이 된 그의 드라마는 이번 주 더 진솔하게 와 닿았다. 순간의 희비에 무언가를 거는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스포츠가 쓰는 스토리의 참맛을 가르쳐 주면서.
▶SK 윤희상
2경기 2승(14이닝 8탈삼진 5실점) / 피안타율 0.204(49타수10피안타)
4위 버티기가 만만찮은 SK에게 후반기 첫 주는 NC전-넥센전으로 이어지는 빡빡한 대진이었다. 그러나 5할(3승3패)을 버텨내며 4위권 지키기의 힘을 얻었다. 장원준의 2승보다 덜하지 않았던 알토란 영양가. 윤희상의 2승이었다. 한점차 혈전을 버틴 19일 NC전과 8이닝동안 이번 시즌 최고의 피칭을 펼친 24일 넥센전의 위력투로 ‘홈런군단’ SK의 지난주 최고 수훈선수가 됐다.
▶두산 에반스
타격 19일 0.333(21타수7안타) / 타점 1위(10개) / 홈런 2위(3개) / 결승타 3개 / 2경기 연속 홈런(22일~23일 LG전)
은근히 실속 있는 외인타자 에반스는 7월 들어 하강세를 겪고 있던 참이었다. 후반기 첫 경기에서 한달만에 홈런을 쏘아 올리더니 주말 LG전에서 6안타 8타점으로 시원하게 터졌다. 지난주 두산의 3승 경기 모두에서 결승타를 책임졌다. 거기에는 한주의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했던 장원준-윤성환(삼성), 장원준-소사(LG)의 치열했던 투수전을 해결한 영양가 만점의 장타(홈런, 2루타)들이 포함됐다.
▶한화 양성우
타격 9위 0.435(23타수10안타) / 타점 2위(9개) / 결승타 2개 / 득점권안타 1위(10타수6안타) / 3경기 연속 2루타(21일 kt전~23일 롯데전)
외면할 수 없는 기록. 지난주 양성우가 써낸 숫자들이다. 5타점 경기(19일 kt전)로 시작한 후반기 첫 주, 멀티히트만 4차례로 득점권 10타수6안타의 믿음직한 맹타를 휘둘렀다. 가끔씩 쿵하는 수비와 덜컹하는 스윙까지 요란법석한 성장통으로 보이는 한화의 ‘기대주’. 지켜보는 맛이 있는 힘있는 타자다.
▶NC 김진성
4경기 1홀드(6⅓이닝 무실점) / 21타자 12탈삼진 / 피안타율 0.150(20타수3피안타)
더 이상 든든할 수 없던 아름다운 불펜. NC의 후반전을 확실하게 얼려대면서 팀의 후반기 첫주 최고의 스타
[chicle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