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시카고 화이트삭스 마무리 투수 데이빗 로버트슨에게는 잊지 못할 하루였을 것이다.
로버트슨은 25일(한국시간) 홈구장 US 셀룰러필드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두 차례 홈경기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첫 번째 승리는 비교적 무난하게 따냈다. 비로 중단됐다가 8회초 2사 1, 2루에서 재개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1 1/3이닝을 1피안타로 막앗고, 팀은 9회말 아담 이튼의 결승타로 4-3 승리를 거두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 로버트슨에게는 만감이 교차하는 하루였을 것이다. 사진(美 시카고)=ⓒAFPBBNews = News1 |
세 타자 모두 2스트라이크까지 잡은 상황에서 홈런을 맞은 그의 표정에는 당혹감과 분노가 가득했다. 그러나 이후 기막힌 반전이 찾아왔다. 이안 킨슬러를 유격수 땅볼로 잡으며 이닝을 마친 그는 이어진 9회말 공격 1사 2루에서 멜키 카브레라가 결승타를 때리면서 얼떨결에 승리투수가 됐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9회 3개의 솔로 홈런으로 3점 차 리드를 달린 것은 지난 2005년 4월 7일(현지시간) 화이트삭스 투수 다카쓰 신고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게 허용한 이후 처음이다. 당시 신고는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로버트슨은 승리투수가 됐다. 역시 같은 출처에 따르면, 1913년 이후 1이닝, 혹은 그 이하를 던지며 3개 이상의 홈런을 맞고 승리투수가 된 것은 로버트슨이 최초였다.
그는 경기 후 'MLB.com' 등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두 번째 승리는 받을 자격이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선발 호세 퀸타나가 잘 던졌는데 내가 다 망쳤다. 홈런 3개를
그에게 이날 유일한 위안은 팀이 이겼다는 사실 하나였다. 그는 "나에게는 힘든 하루였지만, 팀에게는 기쁜 날이었다. 우리는 이런 승리가 필요했다"며 팀 승리에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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