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고통의 KBO가 다시 한 번 ‘도박스캔들’의 검은 먹구름에 휩싸였다. 충격파의 당사자가 지난해 해외원정도박 파문에 연루된 뒤 반년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왔던 삼성 투수 안지만(33)이어서 곱절의 충격을 주고 있다. 한번은 감싸 안았던 삼성의 대처는 더욱 난관에 빠졌다.
안지만이 19일 오른 어깨 염증을 이유로 엔트리 말소된 가운데 그가 최근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 개설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의 비공개 소환조사를 받은 것이 알려졌다. 검찰은 안지만의 관련성 혐의를 잡고 조사하고 있지만, 안지만은 “식당을 차린다는 지인을 도와줬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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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말 해외원정도박 파문에 연루됐던 안지만은 지난 4월 혐의에 대한 명확한 해명 없이 간단한 사과만으로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 개설에 관련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아 1년 새 두 차례나 도박 연루 검경 조사대상이 됐다. 사진=MK스포츠 DB |
경찰 조사를 받았을 뿐 어떤 사법적 처벌의 대상도 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경찰의 확실한 내사 종결 선언이나 무혐의 처분을 받지도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당시 팬들과 야구계 관계자들은 두 선수와 삼성 구단의 결백 선언과 입장 표명 정도는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두 선수는 카메라 앞에 머리를 숙이고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야구에 전념하겠다”는 짤막한 인사만으로 자리를 정리해 당혹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30초 사과’라는 쓴소리를 들었던 당시 두 선수와 삼성 구단의 대처는 두고두고 아쉬운 뒷맛을 남겼다. 근 6개월 동안 리그의 명예를 위협하고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했던 리그 역사상 최악의 도박 스캔들이었지만, 결국 의혹을 받고 있는 혐의 부분에 대해 야구팬들은 납득할 만한 수준의 해명이나 결백 선언을 듣지 못했다. 특히 “피의자가 아닌 선수들의 야구인생을 먼저 생각했다”는 구단이 “경찰에 조사를 받고 있는 사항이어서 아무 이야기를 할 수 없다”며 선수들의 침묵을 방조하고 함께 했던 대처는 과연 적절했는지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구단과 선수들 모두 ‘결백’에 관한 어떤 공식적인 코멘트도 내놓지 못한 채 모호한 ‘사과’와 함께 마운드에 복귀했던 안지만 윤성환이지만, 지난달 초 해외원정도박 의혹 관련으로 다시 한 번 소환 조사를 받아 불안감을 되살렸다. 이 와중에 20일 이번에는 안지만이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 개설 관련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음이 드러나면서 스캔들의 정점을 찍는 모습이다.
이렇게 되자 다시 한 번 구단과 선수의 도덕성, 스캔들에 대한 대처에 문제가 없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그라운드 위 선수들의 페어플레이와 구단의 승리를 향해 열성적인 사랑과 응원을 보내고 있던 팬들에게 큰 실망감과 황망함을 안기는 상황이다.
구단들과 KBO의 곤혹스러움 또한 계속되고 있다. KBO는 지난해초 규약을 개정하면서 선수들의 ‘품위손상행위’ 세부 항목을 추가하고 리그의 품위와 선수들의 품격 관리에 강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이후 오히려 스타 선수들의 잇단 일탈 사고와 스캔들 연루가 잦아졌다는 느낌마저 있어 KBO와 각 구단의 선수단 교육-관리 강화 노력이 연일 무색해지고 있다.
마운드의 주축 투수가 1년 새 두 차례나 도박 연루 검경 조사대상이 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지만, 지금 구단의 이미지 폭락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삼성의 선택은 제한적이다. 석 달 전 안지만과 윤성환의 ‘해명 없는 복귀’를 지지하면서 삼성은 ‘사법적 유죄 판단 없이 선수들에 대한 처벌은 없다’는 입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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