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48명의 프로야구 선수들이 ‘별들의 축제’에 초대됐다. 셋 중 하나는 첫 경험. 16명의 선수들이 팬 투표 및 감독 추천으로 생애 첫 올스타전에 참가했다. 선수들은 하나같이 “뜻 깊은 자리에 오게 돼 영광이다”라며 “실컷 즐기다 가겠다”라고 입을 모았다.
첫 출전이라 설렘이 크다. 그런데 시작이 있다면 끝도 있는 법. 마지막 출전에 대한 감정은 어떨까. 현역 은퇴와 달리 올스타전 출전은 개인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다. ‘국가대표 은퇴’ 같이 ‘올스타전 은퇴’를 선언할 수도 없는 노릇. 이제 뛸 날이 많지 않을 노장의 감회는 특히 남다르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초대장일지 모르니까.
↑ 이승엽이 16일 올스타전 4회 1사 3루서 번트를 하고 있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
두 베테랑은 올스타전 경험도 풍부하다. 팬 투표로 당당히 베스트12로 선발된 이승엽은 10번째 참가. 5년 만에 올스타전 무대를 밟은 조인성은 11번째 도장을 찍었다. 특히, 5회 교체 출전하면서 역대 올스타전 최고령 포수(만 41세1개월 21일) 기록까지 세웠다.
오래 뛴 만큼 올스타전 풍경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선배들에게 인사하기 바빴으나 이제는 죄다 후배들이다. 9년 만에 올스타전 초대장을 받은 정재훈(두산)이 “이제 인사할 선배가 둘 밖에 없더라”라고 이야기할 정도.
조인성은 “2009년 광주에서 열렸던 올스타전이 생각난다. 그때는 이종범 선배가 맏형이었다. 어느덧 내가 그 길을 밟고 있다니 기분이 묘하다”라고 말했다. 이제는 후배들을 위해 비켜줘야 한다는 이승엽은 “부끄럽다”면서 “올스타전은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4타수 무안타(이승엽)-1타수 무안타(조인성). 눈에 띄는 개인 기록은 아니다. 올해도 최우수선수(MVP)는 후배들의 차지. 그러나 늘 최선을 다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40대 선배들이다. 이벤트 경기도 예외는 아니다.
↑ 조인성이 16일 올스타전에 참가했다. 그는 역대 최고령 포수 출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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