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플라이급(-52kg)부터 라이트미들급(-70kg)까지 무려 8체급을 석권한 입지전적인 프로복서 ‘팩맨’ 매니 파퀴아오(38·필리핀)가 은퇴를 번복하고 오는 11월 링으로 돌아온다. 자연스럽게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9·미국)와의 ‘세기의 대결’ 2차전이 거론된다.
미국복싱기자단 선정 ‘올해의 지도자’를 7번이나 수상한 파퀴아오의 코치 프레디 로치(56·미국)는 제자와 메이웨더의 2차전을 희망했다. 프로모터 밥 애럼(85·미국) 역시 세기의 재대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마침 한국에는 전 국제복싱기구(IBO) 슈퍼페더급(-59kg) 챔피언 제프 메이웨더(52·미국)가 들어와 있다. 플로이드의 삼촌이자 세계적인 복싱코치인 제프는 한국권투위원회(KBC) 밴텀급(-53.5kg) 챔피언 무하마드 와심(29·파키스탄)의 트레이너 자격으로 입국했다. 와심은 17일 밀레니엄서울힐튼 특설링에서 세계복싱평의회(WBC) 플라이급(-51kg) 실버챔피언 결정전을 치른다.
MK스포츠는 14일 와심의 프로모터 ‘AK 프로모션’의 도움을 받아 제프 메이웨더를 프로모션 사무실과 숙소인 밀레니엄서울힐튼에서 인터뷰했다.
■하려면 일찍 했어야…파퀴아오 태도 아쉽다
플로이드는 ‘세기의 대결’에서 파퀴아오에게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적중 횟수로 대표되는 정평이 난 정교함뿐 아니라 공격 시도와 파워 펀치까지 모든 영역의 통계에서 우위를 점한 완승이었다.
“나는 조카와 파퀴아오의 2차전이 성사될 거라 보지 않는다”고 입을 연 제프는 “‘세기의 대결’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플로이드에게는 매우 쉬운 경기였다. 파퀴아오는 플로이드가 수월하게 이겼음에도 남자답게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는 뻔뻔함을 상당 기간 보여줬다”고 지적한 후 “자신보다 플로이드가 한 수 위라는 것을 정중하게 인정했다면 진작 재대결을 했을 수도… 근데 플로이드가 떠난 인제 와서 뭘 어쩌라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 플로이드 메이웨더의 삼촌이자 세계적인 복싱지도자 제프 메이웨더가 14일 ‘AK 프로모션’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강대호 기자 |
↑ 플로이드 메이웨더(왼쪽)가 매니 파퀴아오(오른쪽)와의 ‘세기의 대결’에 임하고 있다. 사진(미국 라스베이거스)=AFPBBNews=News1 |
파퀴아오를 이긴 메이웨더는 2015년 9월13일 전 WBC·국제복싱연맹(IBF) 웰터급(-67kg) 챔피언 안드레 베르토(33·미국)와의 WBC·세계복싱협회(WBA) 타이틀전에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은퇴를 선언했다. 프로통산 49전 49승으로 전설적인 복서 故 로키 마르시아노(미국)와 타이다.
■파퀴아오와 2차전? 명분 없다
제프는 “파퀴아오는 물론 2차전을 원할 것이다. 그러나 너무도 편하게 제압한 플로이드 입장에서는 재대결을 논할 이유가 없다”면서 “플로이드는 파퀴아오 나아가 세계 모든 선수와 지도자, 팬에게 ‘복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몸소 ‘레슨’ 한 것이다. 이미 ‘복싱의 끝’을 보여줬는데 더 무엇을 하라는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경기장 안팎에서 이러한 가르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파퀴아오는 자신을 우러러보는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래도 하겠다면…결과·내용 마찬가지일 것
그러나 메이웨더·파퀴아오라는 거목들을 대등하게 대체할 스타가 없는 것이 프로복싱의 현실이다. 제프도 재대결 가능성 자체를 계속 부인하진 못했다.
“재경기를 하면 플로이드가 손쉽게 이긴다는 걸 정말 파퀴아오 쪽은 모르는 건가”라고 혀를 끌끌 찬 제프는 “부상 등을 말했던 1차전과 마찬가지로 파퀴아오는 이번에도 패배의 핑계를 찾을 것”이라면서 “첫 대결과 전혀 다르지 않은 경기양상 및 결과가 나한테는 너무도 선명하게 그려진다”고 단언했다.
■톱클래스 복싱코치 제프 메이웨더
현역 시절 제프 메이웨더는 IBO 챔피언으로 2차 방어에 성공했고 WBC 라이트급(-61kg) 타이틀전을 치르기도 했다. 은퇴 후에는 지도자로 명성을 얻었다. 조카 플로이드가 1998년 10월3일 WBC 슈퍼페더급 챔피언에 등극하여 첫 세계타이틀을 획득할 당시 세컨드였다.
플로이드 외에도 제프 메이웨더는 전 세계복싱기구(WBO) 헤비급(+91kg) 챔피언 술탄 이브라기모프(41·러시아)와 전 WBA·IBF 슈퍼밴텀급(-55kg) 및 WBA 페더급(-57kg) 챔피언 셀레스티노 카바예로(40·파나마), UFC 헤비급(-120kg) 12위 로이 넬슨(40·미
제프 메이웨더의 제자는 복싱과 종합격투기(MMA)에 국한되지 않는다. 세계 최대 킥복싱대회 ‘글로리’ 웰터급(-77kg) 챔피언 니키 홀즈컨(33·네덜란드)이 ‘메이웨더 가문’의 공식체육관인 ‘메이웨더 복싱클럽’으로 직접 찾아와 배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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