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나무를 보았다면, 잠시 고개를 들어 숲을 볼 시간이다. 하루하루 타석 하나, 경기 승패 하나에 신경쓰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냇다면, 이제 잠시 고개를 들어 순위라는 큰 그림을 볼 때가 됐다. 내셔널리그 각 지구의 순위 경쟁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까.
동부에서는 지난 시즌에 이어 워싱턴과 메츠가 선두 싸움을 벌이는 양상이 전개됐다. 여기에 마이애미가 상승세를 타면서 새로운 경쟁자로 떠올랐다.
중부에서는 컵스의 독주 속에 세인트루이스, 피츠버그가 2위 싸움을 벌였다. 서부는 다시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의 양강 구도로 재편됐다.
↑ 워싱턴은 2년 만에 지구 우승 탈환에 도전한다. 사진=ⓒAFPBBNews = News1 |
NL 동부
워싱턴 54-36 0.600
마이애미 47-41 0.534 6.0
메츠 47-41 0.534 6.0
필라델피아 42-48 0.467 12.0
애틀란타 31-58 0.348 22.5
워싱턴의 전반기 성적(54승 36패)은 워싱턴DC 연고 이전 이후 전반기 최고 성적. 이들의 전신인 몬트리얼 엑스포스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1994년 이후 최고 성적이다. 맥스 슈어저,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이끈 선발진은 안정적이었고, 타선에서도 브라이스 하퍼, 다니엘 머피, 윌슨 라모스, 대니 에스피노자 등이 고르게 활약했다. 1번 타자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벤 르비에르와 라이언 짐머맨이 부진에서 벗어난다면 더 위협적인 팀이 될 것이다.
메츠는 노아 신더가드, 요에니스 세스페데스가 투타 중심으로 자리잡으며 2년 연속 지구 우승을 향해 순항했지만, 부상 문제에 발목잡히며 전반기를 워싱턴에 6경기 뒤진 2위로 마감했다. 맷 하비가 시즌 아웃됐고, 신더가드, 스티븐 매츠도 팔꿈치 문제를 안고 있다. 데이빗 라이트, 루카스 두다도 부상으로 장기 이탈하며 아쉬움을 더했다.
반대로 마이애미는 치고 올라오는 모습을 보여주며 전반기를 메츠와 함께 공동 2위로 마쳤다. 호세 페르난데스가 로테이션을 이끌었고, 데이빗 펠프스는 불펜의 중심으로 자리했다. 타선에서는 디 고든이 이탈했지만, 마틴 프라도, J.T. 레알무토, 크리슽안 옐리치, 마르셀 오즈나 등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 홈런더비에서 괴력ㅇ르 보여준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그 괴력을 후반기로 가져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리빌딩에 들어간 필라델피아와 애틀란타는 사뭇 분위기가 달랏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최하위에 그쳤던 필라델피아는 42승 48패를 기록하며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마이켈 프랑코, 빈센트 벨라스케스, 오두벨 에레라, 아론 놀라, 제라드 에익호프 등 젊은 선수들이 빛을 밝혔다.
반면 애틀란타는 시즌 시작과 함께 9연패 늪에 빠지며 무겁게 출발했다. 훌리오 테헤란과 프레디 프리먼이 투타에서 중심 역할을 해줬지만, 이를 뒷받침할 동력이 부족했다.
↑ 올스타에 출전한 컵스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사진 하나로 2016시즌 전반기 컵스를 설명할 수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NL 중부
컵스 53-35 0.602
세인트루이스 46-42 0.523 7.0
피츠버그 46-43 0.517 7.5
밀워키 38-49 0.437 14.5
신시내티32-57 0.360 21.5
1강 2중 2약의 구도. 컵스는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선두를 질주했다. 한때 리그 최다승 기록(116승) 경신 얘기까지 나왔을 정도로 이들은 막강했다. 제이크 아리에타, 존 레스터, 존 래키, 제이슨 하멜, 카일 헨드릭스로 이어진 선발진은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좋은 3.0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크리스 브라이언트는 2년차 징크스를 몰랐고, 새로 합류한 제이슨 헤이워드, 벤 조브리스트, 덱스터 파울러 등 새로 합류한 선수들도 타선에 잘 녹아들었다.
세인트루이스는 원정(27승 16패)과 홈(19승 26패)에서 극과 극의 성적을 보였다.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의 부진은 재앙 그 자체였다. 선발진도 예전만큼 강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내야에서 알레드미스 디아즈, 불펜에서 오승환을 발견한 것은 소득이었다.
피츠버그는 전반기 시작과 끝이 좋았다. 5월 28일까지 28승 19패를 기록했고, 전반기 마지막 16경기 중에서 12경기를 이겼다. 앤드류 맥커친이 다소 주춤했지만, 스탈링 마르테, 그레고리 폴랑코 등이 자기 역할을 해줬고, 존 제이소, 데이빗 프리즈, 맷 조이스 등 새로 들어온 선수들도 기대 이상이었다. 네프탈리 펠리즈가 새로 합류한 불펜도 견고했다.
밀워키는 윌리 페랄타, 테일러 영맨, 맷 가르자 등 기존 선발들이 부진한 가운데 잭 데이비스라는 신성을 발굴했다. 라이언 브론도 예전 명성을 되찾았고, 특히 유력 트레이드 후보인 조너던 루크로이의 반등이 반갑기만 하다.
본격적인 리빌딩에 들어간 신시내티는 앤소니 데스클라파니 등 젊은 투수들의 부상이 아쉽기만 하다. 웨이버 클레임으로 영입한 댄 스트레일리의 활약을 보며 그 아쉬움을 달랬다. 타선에서는 제이 브루스, 아담 듀발의 활약이 고무적이었다.
↑ 샌프란시스코는 선발야구의 힘을 보여줬다. 사진=ⓒAFPBBNews = News1 |
NL 서부
샌프란시스코 57-33 0.633
다저스 51-40 0.560 6.5
콜로라도 40-48 0.455 16.0
샌디에이고 38-51 0.427 18.5
애리조나 38-52 0.422 19.0
결국 선발 야구다. 샌프란시스코는 매디슨 범가너, 조니 쿠에토, 제프 사마자로 이어지는 스리 펀치가 힘을 발휘하며 전반기 내셔널리그 최고 승률을 기록했다. 이들 세 명이 등판한 경기에서 샌프란시스코는 39승 15패를 기록했다. 부상 악령은 이번에도 샌프란시스코 클럽하우스를 찾아왔지만, 자렛 파커, 맥 윌리엄슨, 데릭 로우 등 대체 선수들이 훌륭하게 활약해줬다.
클레이튼 커쇼만 바라보고 사는 것 같았던 다저스. 그러나 이들은 생각보다 강한 팀이었다. 선발들의 줄부상 속에서도 마무리 켄리 잰슨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불펜진의 힘을 앞세워 전반기를 5할 승률에서 11승을 더하며 와일드카드 순위 1위로 마쳤다. 코리 시거는 기대대로 성장해줬고, 체이스 어틀리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나머지 세 팀은 5할 승률 밑으로 떨어졌다. 콜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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