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안준철 기자] “쎄리라! 와!”
이호준(40·NC다이노스)의 매서운 스윙에 14일 창원 마산구장이 뜨거워졌다. 하지만 아쉽게 타구는 파울이 됐다. 2구째도 방망이에 빗맞으며 파울. 그래도 관중석을 채운 마산 NC팬들은 베테랑 타자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이날 NC는 두산 베어스와 상대하고 있었다. 전날 NC가 홈런 세 방을 앞세워 6-2로 승리했지만, 1위 두산에 5.5게임 뒤진 2위였다. 더구나 이날은 올스타 브레이크가 시작되기 전 마지막 경기였다. NC입장에서는 1경기라도 더 두산과의 격차를 좁혀야 했다.
↑ NC 이호준이 14일 마산 두산전에서 프로야구 3번째 통산 1200타점 기록을 세웠다. 사진=MK스포츠 DB |
이호준은 심호흡을 가다듬고, 보우덴을 쳐다봤다. 6회말 2사 2,3루 2-3으로 NC가 1점 차로 쫓아가는 상황이다. 안타 하나면 역전이다. 이호준은 이날 선발로 출전하지 않았다. 이날 NC는 외국인타자 에릭 테임즈를 지명타자로 내보냈다. 그리고 최근 2경기에서 홈런 3개를 터트린 김성욱을 8번타자로 출전시켰다. 이호준은 2사 2,3루 김성욱 타석 때 대타로 나온 것이었다.
마산구장의 “쎄리라” 소리는 더 커졌다. 보우덴이 딜리버리를 마쳤을 때 “딱!”소리가 났다. 경쾌한 파열음 속에 이호준의 방망이는 세차게 돌아갔고, 타구는 좌측 담장 앞에 떨어졌다. 좌익수 쪽에서 좌측으로 멀찍한 거리, 3루주자와 2루주자는 여유롭게 홈을 밟았고, 이호준은 걸어서 2루를 밟았다. 8537명이 찾은 마산구장은 “이호준”을 외치는 소리로 가득했다. 노히트노런이라는 수모를 안긴 천적을 깼다는 의미에서, 그리고 믿음에 보답했다는 뜻에서 그 외침은 마산구장을 충분히 채우고 남았다.
이호준의 임무는 거기까지였다. 대주자 김종호와 교체돼 1루 더그아웃으로 뛰어 들어갔다. 이호준을 향해 박수소리도 커져갔다. 이호준은 2타점을 추가해 KBO리그 역대 3번째로 통산 1200타점을 기록하게 됐다.
이호준의 2타점 적시 2루타는 이날 결승타가 됐다. 4-3역전승. 62일만에 복귀한 에이스 에릭 해커가 4이닝 동안 홈런 3개를 내줬지만, 천적 보우덴을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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