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김상현이 유니폼을 벗는다. 그라운드로 돌아올 길이 완전히 막히진 않았으나 그 좁은 문을 열기도 쉽지 않다. 커다란 오점만을 남긴 채 불명예스럽게 야구계를 떠난다.
kt는 13일 오전 상벌위원회를 열어 김상현의 임의탈퇴를 결정했다. 중징계다. kt는 “프로야구선수의 품위 손상 및 구단 이미지 훼손을 이유로 ‘원아웃’ 제도를 적용해 엄중하게 징계했다”고 설명했다.
김상현이 음란행위로 불구속 입건됐다는 소식이 전해진지 하루만이다. 김상현은 허리 통증으로 2군에 가있던 지난 6월 16일 대낮 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하다가 적발됐다. 선수단 관리에 허점을 드러낸 kt는 한 달이 지나서야 이를 파악했지만, 김상현의 징계는 24시간도 안 돼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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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는 13일 김상현을 임의탈퇴 징계를 확정했다. 36세의 김상현이 그라운드로 돌아오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사진=MK스포츠 DB |
kt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공시를 요청할 경우, 김상현은 임의탈퇴 신분이 된다. 자유계약선수 신분과 다르다. 원 소속구단인 kt가 임의탈퇴를 풀어야 ‘선수’ 자격이 주어진다.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kt가 김상현을 다시 품는 ‘어리석은 행동’을 할 가능성이 낮다. 다른 9개 구단 역시 김상현에 손을 내밀기 어렵다. ‘리스크’가 크다.
게다가 KBO의 징계도 남아있다. KBO는 징계 회피를 목적으로 임의탈퇴를 악용하는 걸 막고자 임의탈퇴선수에게도 징계를 내리고 있다. 품위를 손상시킨 김상현에 대한 중징계는 불가피하다. 그 징계는 김상현이 그라운드로 복귀할 경우 적용된다.
사실상 은퇴 수순이다. 김상현은 1980년생이다. 36세로 적지 않은 나이다. 여러 가지 위험요소를 감수하면서까지 김상현을 영입하기란 쉽지 않다.
김상현은 점점 설 자리를 잃다가 kt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던 중이었다. SK에 10억원을 주고 김상현을 특별 지명했던 kt는 지난해 말 3+1년 FA 계약을 했다. 총액 17억원으로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계약 규모는 크지 않았다. 김상현은 스스로 야구인생의 마지막 팀으로 의미가 남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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