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한 이닝에 투수들의 투구수가 늘어난다는 건 ‘부정’의 신호다. 타자들에게 안타를 많이 맞거나 제구 난조로 볼이 많거나. 결국 위기다. 가까스로 막아도 템포가 길어진다. 야수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친다. 수비시간이 늘어지니 집중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최대한 빨리 수비 이닝을 끝내는 게 중요하다.
10일 고척 NC-넥센전은 좋은 본보기였다. 역전과 재역전, 그리고 다시 동점. 지난 8일부터 시작된 넥센과 NC의 천적시리즈는 3일 연속 쫄깃한 흐름으로 흘러갔다. 그런데 3연전의 마지막 경기는 초반 기 싸움의 맥이 탁 풀렸다.
시간은 흐르는데 좀처럼 경기 진행 속도가 더뎠다. 넥센과 NC 타선의 화력으로만 꼽긴 어려웠다. 영건을 내세운 마운드의 높이가 낮았다. 지난 1일 고척 KIA전에서 데뷔 첫 승을 거뒀던 최원태(넥센)는 이번이 5번째 선발 등판. NC는 1군 경험이 전혀 없는 김학성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두 젊은 투수는 나란히 아웃카운트 4개만 잡고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 넥센은 10일 NC를 꺾고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45승 1무 36패로 4위 SK와 승차를 4.5경기로 벌렸다. 사진=김재현 기자 |
수비 시간이 길어지니 야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졌다. 넥센은 2회초 1사 만루서 나성범의 타구를 병살타로 만들지 못했다. 유격수 김지수의 2루 송구가 부정확했다. 1실점으로 끝낼 이닝이 역전과 함께 계속 이어졌다. 게다가 2루수 서건창마저 송구 실책을 범하며 실점이 늘었다.
넥센만이 아니었다. NC의 2회말 수비도 산만했다. 김학성이 1사 1루서 3타자 연속 안타를 맞고서 강판됐다. 뒤이어 등판한 최금강마저 불안했다. 1사 만루서 폭투로 허무하게 재역전을 허용하더니 보크까지 범했다. NC 또한 병살로 처리할 수 있던 김민성의 타구를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데 그쳤다.
넥센과 NC는 2회까지 투구수가 상당히 많았다. 넥센이 60구(최원태 43구-오재영 17구), NC가 70구(김학성 53구-최금강 17구)에 이르렀다. 양팀 합쳐 30명의 타자가 타석에 섰다. 좀 더 빨리 끝날 수도 있었으나 집중력이 흐트러진 야수의 미스 플레이까지 나오며 늘어지기만 했다.
중반 NC의 추격과 넥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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