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꿈, 도전, 동화, 이변…
이번 유로 2016을 관통하는 키워드들이다. 월드컵을 능가하는 최고의 ‘축구대회’란 말이 무색하게 웨일스, 아이슬란드 등 언더독들이 독일, 프랑스 못지않게 조명 받는 이상한 대회로 변질했다.
1974년부터 빠짐없이 유로 대회를 취재한 영국공영방송 ‘BBC'의 베테랑 코멘테이터 존 모트슨 씨(71)는 누구보다 그 변화를 직감한다. 낯선 유로가 유독 낯설게 느껴진다.
↑ 다크호스 아이슬란드의 등장은 감동을 안겼지만, 유로 2016의 가장 큰 문제는 돌풍이 너무 잦았다는 데 있다. 사진(프랑스 니스)=AFPBBNews=News1 |
‘극장골, 심판들의 빼어난 판정, 열광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지나치게 신중한 각 팀들의 경기 운영, 통제 불가능 (대회)구조‘로 유로 2016를 축악한 모트슨 씨는 9일(현지시간) 'BBC'를 통해 “프랑스에 머물지 않았다면 매 경기, 매분 무기력했을 것 같다”고 적었다.
그는 대회를 지루하게 만든 요소부터 지적했다. 끝날 줄 모르는 탐색전이다. 이번 대회의 대다수 경기에선 서로 멀찍이서 눈싸움만 할 뿐, 전반 초반부터 육탄전을 벌이지 않는 경향이 뚜렷했다.
“지금껏 치른 50경기 중 21경기에서 전반이 무득점으로 끝났다. 30분 이전 득점은 21건에 불과하다. 반면 85분 이후 골(19)이 유독 많이 나왔다. 4년 전 폴란드&우크라이나 대회 대비 11골이 늘었다.”
“지나치게 신중한 경기 운영은 외려 수비수들을 돋보이게 했다. 수비수를 동경하는 팬이라면 아마도 이번 대회를 충분히 즐기고 있을 것이다.”
모트슨 씨는 대회가 지루해진 주된 이유를 24개국 체제에서 찾았다. UEFA는 기존 16개국 체제에서 8개국을 늘려 24개국 체제로 이번 대회를 치렀다. 더 많은 팀이 참여하는 ‘유럽 축구 축제’를 만들려는 계획이었지만, 수준 차 나는 팀들의 가세로 역효과를 낳았다는 평이 따른다.
↑ 포르투갈은 (90분 기준) 5경기에서 단 1승에 그쳤지만, 결승에 진출했다. 사진(프랑스 파리)=AFPBBNews=News1 |
“24개국 체제에선 각 조 3위 팀도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다. 그래서 ‘1승만 해도 16강에 간다’는 분위기가 조성했다. 포르투갈을 보라. 3전 전무를 했는데도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UEFA가 정한 시스템에 따라 16강 대진표 좌측에는 웨일스, 벨기에, 포르투갈 우측에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잉글랜드, 스페인 등이 쏠리면서 16강, 8강 등에서 거물급들이 너무 자주 만나기도 했다. 매우 언밸러스 하달 수 있다.”
“FIFA 월드컵과 유로는 현재 너무
유로 2016은 11일 프랑스와 포르투갈간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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