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바둑에는 중국어에서 유래한 ‘내제자(內弟子)’라는 용어가 있다. 제20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조훈현(63·새누리당)이 이창호(41) 9단을 육성한 유명한 일화처럼 스승의 집에서 숙식을 같이하는 제자를 말한다.
한국 종합격투기(MMA)에도 ‘내제자’와 비슷한 사례가 있다. 지금은 비록 품을 떠났으나 이창섭(36) 구미 MMA 관장과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25·Team MAD)의 관계는 비유하기에 손색이 없다. 제자의 청소년기부터 쏟은 사부의 정성과 애정, 은사에게 감사해 하는 문하생의 애틋한 감정 모두 특별했다.
‘디 얼티멋 파이터(TUF)’는 MMA 세계 1위 단체 UFC의 오늘을 있게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최두호는 9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리는 TUF 시즌 23 결선에 페더급(-66kg) 원매치 초청선수로 참가하여 티아고 타바레스(32·브라질)와 대결한다.
↑ 페더급 신성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왼쪽)의 옛 스승 이창섭(오른쪽) 구미 MMA 관장이 제자의 ‘압도적’ UFC 3승을 장담했다. 이창섭 관장은 한국 대회사 로드 FC의 경북지사장이기도 하다. 사진=‘로드 FC’ 제공 |
미국 격투기 매체 ‘파이트 매트릭스’는 8일 최두호를 UFC 페더급 20위로 평가했다. 타바레스는 16위. UFC 통산 타바레스는 17전 10승 1무 6패, 최두호는 2전 2승으로 경험의 차이가 극심함에도 이런 순위라는 것은 사실상 대등한 전력으로 여겨진다는 얘기다.
UFC 포함 최두호는 KO로만 7연승이자 최근 11연승 중에서 10승이 KO다. 세계적인 게임 개발·유통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가 제작하여 3월15일 출시한 ‘EA 스포츠 UFC 2’에서도 최두호의 타격 능력치가 95점으로 나올 정도다.
반면 타바레스는 브라질유술(주짓수) 3단 보유자다. 최두호가 타바레스의 그래플링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주목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당연하다.
MK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창섭 관장도 “최두호의 주짓수가 단점이지 않겠냐는 추측이나 다른 역량에 비해서는 부족할 것 같다는 인식이 외국에 존재한다고 들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내 정색한 후 “하지만 최두호는 타격뿐 아니라 그래플링도 대단하다”면서 “타바레스 정도는 손쉽게 이긴다. 고전할 거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혹여나 옛 스승이 정에 이끌려 전학 간 제자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니냐고 짓궂게 물어봤다. 하지만 이창섭 관장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두고 봐라. 최두호는 이번 경기로 미국뿐 아니라
타바레스는 15위까지 발표하는 UFC 체급별 공식랭킹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12위 정도까지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판의 베테랑이다. 최두호가 이창섭 관장의 예언처럼 경탄할만한 승리를 거둔다면 랭커로 공인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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