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위태로운 행보를 이어가던 LG가 진짜 제대로 된 위기에 봉착했다. 연패에 허덕이며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외인투수 교체 카드까지 꺼내든 상황이다. 중요해진 전반기 마지막 여정. LG에게 비상등이 켜졌다.
그야말로 최악의 흐름이다. LG가 잔인한 전반기 막바지를 보내고 있다. 8일 경기까지 5연패 늪에 빠졌다. 지난주부터 치른 8경기 동안 1승7패라는 충격의 성적표를 받았다. 리그 순위는 8일 현재 7위까지 떨어졌는데 그나마도 8,9위 삼성-한화에게 한 경기차 추격을 당하고 있다. 앞서 있는 팀들과 격차 또한 많이 벌어졌다. 그간 LG보다 뒤에 주로 있었던 KIA, 롯데가 이제 공동 5위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LG와 두 경기 반까지 격차가 나기 시작했다.
매번 상대팀 기운도 살려주고 있다. LG는 삼성을 상대로 2연패, 롯데를 상대로도 4연패 중이다. 6월 내내 팽팽한 전적을 보여줬던 KIA에게도 4승6패로 리드를 넘겨줬다. 지난해 보였던 강한 모습이 완전히 사라져버린 NC전은 1승7패로 처지가 바뀌었다. SK에게도 3승7패, 두산전 역시 2승3패로 열세다. 넥센, kt, 한화를 상대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 LG가 올 시즌 최대위기에 봉착했다. 극심한 투타엇박자와 함께 5연패에 빠지며 하위권 추락 위기에 직면했다. 사진=MK스포츠 DB |
긍정적인 요소를 도저히 찾기가 어렵다. 득점은 힘겹게, 실점은 손쉽게 내주고 있다. 매번 상대팀과 비슷한 수의 안타를 때려도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꾸준히 지적된 응집력 부족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
시즌 초 양상문 감독이 공언했던 뛰는 야구는 도루실패 1위(38개), 도루성공률 9위(64.5%)라는 수치가 결과를 말해주고 있으며 종종 펼쳐지는 맥없는 베이스러닝이 팀 흐름에 연신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마운드도 다를 것이 없다. 지난달부터 이어온 마무리투수 임정우의 부진이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으며 선발진 역시 경쟁하듯 집단 난조를 보이고 있다. 우규민은 최근 네 경기에서 전부 패전투수가 됐으며 평균 6실점을 허용했다. 캡틴 류제국은 경기별 편차가 도드라지고 있다. 한때나마 좋아지는 듯 했던 스캇 코프랜드는 극심한 부진 속 조기퇴출 수순을 밟았다. 희망을 줬던 영건 이준형 역시 부상으로 말소된 후 빠른 복귀가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다. 전날 경기 헨리 소사마저 패전을 피하지 못하자 체감 상 느껴지는 위기의 강도가 더 세졌다.
↑ 어려움 겪고 있는 LG. 8일 깜짝 외인투수 교체소식을 알렸다. 부진한 스캇 코프랜드를 웨이버 공시하고 데이비드 허프(사진)를 영입했다. 사진=AFPBBNews=News1 |
허프가 반등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까. 그러나 분명한 점은 허프 한 명이 팀 전체상황을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결국 전면적인 분위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당장 남은 전반기 일정부터 녹록치 않다. 4연패 중인 롯데와 주말 원정 두 경기를 더 치러야 하며 다음 주 주중 잠실에서 한화와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펼칠 예정이다.
우선 롯데전 4연패를 끊는 것이 급선무. 이어질 한화전 또한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 있다. 올 시즌 전적에서 5승2패로 앞서고 있지만 이 중 4승이 시즌 개막 20일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얻은 결과다. 당시 투타에서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한화의 최근 페이스는 그 때와 다르다. 지난달 대전 3연전에서도 LG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기록했고 전날에는 리그 탈꼴찌까지 성공하며 무서운 기세
여러 측면에서 LG에게 전반기 마지막 일정은 제대로 된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자칫 후반기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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