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열대야와 폭염 등 밤낮없이 불타오르는 후덥지근한 열기에 불쾌지수는 급상승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실내에만 머물며 여름을 지루하게 보낼 순 없는 법.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전 세계 이색수영장 7곳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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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더 캠브리안 호텔 홈페이지> |
스위스에는 따뜻한 온천수를 몸에 담그고 알프스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 수영장이 있다.
바로 베른 주 아델보덴에 위치한 ‘더 캠브리안’ 호텔 수영장이다.
수영장에 시야를 가로 막는 유리벽이 없어 알프스 산맥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멀리 보이는 흰색의 만년설과 연둣빛 초원이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조화, 등선 사이로 흐르는 폭포를 보면 마치 신들의 정원에 와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 지하 동굴 수영장
애초에 자연이 만들어낸 곳도 있다.
멕시코에 있는 ‘세노 테’는 석회암 동굴의 천장이 무너져 아래 고인 지하수가 드러나면서 생긴 천연수영장이다.
‘세노 테’는 스페인어로 지하 호수를 뜻하는데, 실제로 수직 동굴 아래 물이 가득 차 있고 호수 밑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동굴이 이어진다.
세노 테는 고대 마야문명의 흔적이 담긴 역사적 공간이기도 하다.
고대 마야인의 식수이자 농사에 필요한 수원지였으며 동시에 비와 삶, 죽음과 재생, 풍요 등을 기원하는 종교의식을 위한 공간이었다.
깊은 수심과 신비로운 경관때문에 마야인은 세노테를 사후세계의 관문이라고 여겼다고 전해진다.
◆ 남태평양의 거대한 천연수영장
남태평양 섬나라 사모아. 이곳의 본섬인 우폴루에도 ‘토스아 오션 트렌치’란 천연수영장이 있다.
‘토스아’는 사모아어로 ‘거대한 홀’, ‘오션 트렌치’는 영어로 해구를 뜻하는데, 그 이름대로 이곳은 화산활동에 의해 자연적으로 형성됐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30미터 깊이의 해구에 몸을 풍덩 던지는 다이빙도 즐길 수 있다.
단 거대한 해구에 바닷물이 어느 정도 일정하게 차고 빠지는 이곳은 평소 파도가 잔잔하지만 갑자기 밀려들다가 빠져나가는 경우가 있고, 이때는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파도의 힘이 세진다. 이에 따라 해구 근처에는 사진으론 보이지 않지만 안전을 대비해 메달아 놓은 줄이 있다고 한다.
◆ 도시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수영장
자연의 경관을 즐겼다면 이번엔 도시의 경관을 만끽해보자.
싱가포르에 위치한 리조트 호텔 ‘마리나 베이 샌즈’에는 길이 150m에 이르는 옥상 수영장이 있다.
지상 57층 200미터 상공에 있는 이곳에서는 탁 트인 도시 전망과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짜릿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이 수영장을 건설한 세계적인 건축가 모쉐 샤디프는 싱가포르의 스카이라인과 마리나 만을 감상하기에 최적화된 구조에 주안점을 뒀다고 하는데, 실제로 수영장에서는 어디에 서있든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듯한 풍경을 접할 수 있다.
인피티니 풀은 호텔 내 공중 정원 ‘스카이파크’에 위치해 있어 호텔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지만, 정원 입장권을 따로 구매하면 숙박객이 아니라도 사용 가능하다.
◆ 상어와 수영할 수 있는(?) 수영장
두바이의 인공섬인 팜 주메이라 끝자락에는 전설 속 아틀란티스를 재현한 ‘아틀란티스 더 팜’ 호텔이 있다.
아틀란티스 더 팜 호텔은 바다 속을 통째로 객실로 옮겨 놓아 객실과 욕실에서 아쿠아리움을 볼 수 있는 고급 호텔로 잘 알려져 있지만, 대형 아쿠아리움과 야외 워터파크로도 유명하다.
긴 튜브를 통과하면 상어들이 어슬렁거리는 수영장으로 입수하는 짜릿한 슬라이드는 투숙객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 만점이다. 다행히 상어와 사람 사이는 유리벽으로 막혀있지만 상어 등 물고기와 함께 헤엄치는 기분을 선사한다.
◆ 세계에서 가장 넓은 수영장
모르고 보면 바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넓은 수영장도 있다.
바로 칠레에 있는 ‘산 알폰소 델 마르’ 호텔 수영장이다.
약 5년 동안 10억 달러의 비용을 들여 만든 이 수영장은 길이 1km에 수심 35m, 총 면적은 2만4000평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넓은 수영장으로 기네스에 등재됐다.
넓은 규모만큼 수영장에서 요트, 카약, 스쿠버 다이빙 등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고, 수영장 물은 바닷물을 여과해 사용한다고 알려졌다.
◆ 세계에서 가장 깊은 수영장
세계에서 가장 깊은 수영장도 있다.
바로 이탈리아 베네치아 인근 온천 관광단지 내 밀레피니 호텔에 있는 ‘Y-40 딥 조이’ 수영장
13층 건물 높이인 풀장에 채워진 물은 430만ℓ에 달한다.
특히 온천수를 채워 잠수할 때 꼭 입어야 하는 스킨슈트를 입지 않아도 되고, 투명 터널이 있어 풀장 밖으로 다이버들을 관찰할 수 있다.
[디지털뉴스부 김예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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