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란초쿠카몽가) 김재호 특파원] "오늘은 조금 다르게 보인다. 보폭이 제일 넓은 거 같다."
경기 시작 전, 류현진의 불펜 투구를 지켜보던 다저스 관계자는 기자에게 이같이 귀띔했다. 투구 동작에서 내딛는 발의 폭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투구에 힘을 많이 주고 있다는 뜻. 그의 말처럼 경기 전 몸을 푸는 류현진의 모습에는 이전에서 볼 수 없는 긴장감이 느껴졌다.
이는 경기 도중에도 드러났다. 평소 경기 초반에는 84~85마일에서 시작해 후반부 구속을 올렸다면, 이번에는 초반부터 88~89마일의 강한 패스트볼을 던졌다. 다저스 구단이 별도로 측정한 패스트볼 구속은 이보다 빠른 91마일이 나왔다.
↑ 류현진이 복귀를 앞두고 이전과 다른 집중력을 보여줬다. 사진(美 란초쿠카몽가)= 김재호 특파원 |
류현진은 등판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등판 전 메이저리그 트레이너와 나눈 얘기를 공개했다. "초반에는 스피드가 안나오다 보니 1회부터 강도를 올려 던져봤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얘기 들은 것도 있고 해서 집중해서 던졌다"고 말했다.
이전 등판에서도 집중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지만, 본인 스스로 '7~80% 수준'이라고 얘기했던 이전 등판과는 확실히 달랐다. 이날 자신의 등판 내용이 복귀 일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임을 잘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
류현진은 경기 운영에서도 메이저리그 때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줬다. 주자가 나갔을 때와 아닐 때의 완급 조절을 확실히 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완급 조절이라기 보다는 상황에 맞게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이 이날 등판에서 보여준 다른 모습은 또 있었다. 팀이 공격을 할 때 외야 파울구역에 있는 홈팀 불펜에서 따로 워밍업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팀 공격이 길어지면서 오래 쉬는 거 같아 트레이너와 상의해 가서 몸을 풀었다. 한국처럼 2아웃 때 가서 공을 던졌는데 괜찮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등판 중간에 불펜을 하지 않았던 평상시와 달리 3일전 오클라호마시티에서 2이닝 26구를 소화하고 왔다. 이것이 이날 투구에 미
류현진은 네 차례 재활 등판을 통해 6이닝 84구 수준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구속도 91마일에 도달하면서 메이저리그 복귀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다저스 구단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