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먼 길을 돌아온 임창용(KIA), ‘뱀직구’의 위력은 여전했다.
지난해 말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야구인생의 기로에 섰던 임창용은 2016년 7월의 첫 날 KBO리그에 복귀했다.
전국이 장맛비로 젖은 가운데 고척돔에서만 KBO리그가 치러졌다. 그 1경기는 KIA의 시즌 73번째 경기이자 징계가 풀린 임창용의 출전 가능 경기였다.
임창용은 지난 1월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시즌 총 경기의 50%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리고 80일 후 KIA는 임창용의 영입을 발표했다. 개막을 3일 남겨둔 시점이었다.
↑ KIA 타이거즈의 임창용은 징계가 풀린 1일 1군 엔트리에 포함됐다. 그리고 이날 넥센 히어로즈전에 4회말 등판해 ⅓이닝을 소화했다. 270일 만의 KBO리그 경기 출전이었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
그리고 1일 1군 엔트리 등록과 함께 곧바로 경기를 뛰었다. 김기태 감독은 앞서 임창용의 투입을 공언했다. 어느 상황이 될지 모르나, 출전 가능성은 100%였다.
KIA가 초반부터 지크 스프루일(2⅔이닝 13피안타 1피홈런 1탈삼진 8실점)이 크게 흔들리면서 임창용이 세이브 조건에 등판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4회말 고종욱의 2점 홈런까지 터지면서 KIA는 0-8로 끌려갔다. KIA는 임창용의 실전 점검에 초점을 뒀다. 몸 상태 체크. 그에 맞춰 4회말 2사 1루서 지크를 강판시키면서 임창용을 호출했다.
임창용은 딱 타자 1명만 상대했다. 공 7개를 던졌다. 풀카운트 접전이었으나 145km의 속구로 김민성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김민성은 이틀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할 정도로 타격감이 좋았다. 이날도 임창용을 상대하기 전까지 2타수 2안타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임창용의 최고 구속은 149km.
이닝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임창용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어쩌면 그의 639번째 KBO리그 경기는 없을 수도 있었다는 걸 알기에. 다시 마운드에 서는 것만으로 북받치는 감정이었다.
그라운드에 돌아와 설렜고 기뻤다는 임창용이다. 임창용은 “오랜 시간 끝에 친정팀에 돌아왔다. 8개월의 공백 속 피칭이라 무척 설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KIA 타이거즈의 임창용은 징계가 풀린 1일 1군 엔트리에 포함됐다. 그리고 이날 넥센 히어로즈전에 4회말 등판해 ⅓이닝을 소화했다. 270일 만의 KBO리그 경기 출전이었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