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장군 멍군.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와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사실상’의 메이저리그 첫 맞대결서 서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끝까지 쫄깃한 승부를 만든 ‘연금술사’였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대호와 김현수가 함께 뛴 건 지난 5월 19일(이하 한국시간) 경기가 처음이다. 그러나 엇갈렸다.
김현수만 선발 출전한 데다 6회 놀란 레이몰드와 교체 됐다. 김현수가 무대에서 내려간 뒤 이대호가 올라갔다. 8회 1사 만루 찬스서 대타로 출전했지만 삼진 아웃됐다.
이번에는 ‘진정한’ 맞대결이었다. 1일 시애틀의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경기서 김현수는 볼티모어의 2번 좌익수로, 이대호는 시애틀의 6번 1루수로 나란히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 이대호는 1일(한국시간) 볼티모어전에서 4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시애틀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美 시애틀)=ⓒAFPBBNews = News1 |
이날 김현수는 1루서 이대호와 만남이 짧았다. 안타 1개가 홈런이었다. 답답한 혈을 뚫었다. 볼티모어 타선은 시애틀 선발투수 타이후안 워커의 묵직한 공에 눌렸다. 6회까지 2안타로 묶였다.
하지만 김현수가 워커에 강펀치를 날렸다. 1회초와 4회초 워커의 95마일 속구에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7회초 1B 볼카운트서 93마일의 인코스 낮은 공을 쳐 솔로 홈런을 날렸다. 지난 6월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이은 2경기 연속 홈런이자 시즌 3호 홈런.
이 홈런은 볼티모어의 자존심이었다. 김현수의 홈런은 볼티모어는 현지시간 기준 6월 56번째 홈런이었다. 메이저리그 월간 최다 홈런 신기록을 쓴 순간이었다.
김현수는 시즌 12번째 멀티히트까지 기록했다. 8회초 2사 1,2루서 호아킨 벤와의 아웃코스 93마일 속구를 재치 있게 밀어 치면서 좌전 안타를 날렸다. 2루 주자 조나단 스쿱을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2타점째(시즌 11타점).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 2삼진으로 시즌 타율을 0.339에서 0.344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은 건 이대호와 시애틀이었다. 이대호는 주요 순간마다 타점을 올리며 시애틀의 승리를 안겼다. 시애틀의 5득점 중 2점을 만들었다.
이대호는 첫 타석이 아쉬웠을 뿐. 1회말 카일 시거의 적시 2루타로 계속된 2사 2,3루 찬스서 크리스 틸먼의 94마일 속구에 루킹 삼진. 대량 득점으로 잇지 못했으나 이대호의 타격감은 좋았다. 4회말 틸먼의 속구에 또 당하지 않았다. 8구까지 간 풀카운트 접전 중전 안타를 때렸다. 시즌 43번째 안타.
이대호의 존재감이 부각된 건 5회말과 7회말이었다. 시애틀은 5회말 세스 스미스의 2점 홈런이 터진 뒤에도 로빈슨 카노와 넬슨 크루즈의 연속 안타로 1사 2,3루 찬스를 잡았다. 볼티모어는 시거를 고의4구로 내보내며 이대호와 대결을 택했다.
↑ 볼티모어의 김현수는 1일(한국시간) 시애틀전에서 시즌 3호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사진(美 시애틀)=ⓒAFPBBNews = News1 |
우익수 마크 트럼보가 잡기 어려운 타구였다. 3루 주자 카노는 여유 있게 홈인. 이대호의 타점이 올라간 순간. 다만 2루 주자 크루즈가 베이스러닝 미스로 3루에서 아웃되며 우전 안타가 아닌 우익수 땅볼이 됐다.
김현수의 홈런으로 추격의 시동을 건 볼티모어는 7회말 1사 1,3루서 다시 시거를 고의4구로 걸렀다. 한 차례 실패했으나 다시 한 번 더블 플레이를 노리겠다는 심산이다.
이대호는 딜런 번디의 96마일 속구에 반응했으나 배트가 부러졌다. 타구도 느리게 3루로 향했다.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 코스. 하지만 2루수 스쿱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지면서 2사 2루가 됐다. 이대호도 타점을 추가했다(시즌 32타점).
막판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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