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KBO리그에 3년 연속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이 세워졌다. 6월의 마지막 날, 보우덴(두산)은 10승을 노히트노런으로 장식했다.
448일 만의 기다림 끝에 나온 KBO리그 통산 13번째 기록. 2014년의 찰리(당시 NC), 2015년의 마야(당시 두산)에 이은 3년 연속 노히트노런이다. 공교롭게 모두 다 외국인투수.
그리고 그게 KBO리그의 현주소다. 토종 노히터의 맥이 끊겼다. 1984년의 방수원(당시 해태)을 시작으로 2000년의 송진우(당시 한화)까지 1~10호 기록은 모두 국내 선수가 작성했다. 그러나 토종 노히터 시계는 2005년 5월 18일에서 멈췄다. 5887일이 흘렀지만. 송진우는 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래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유일한 국내 투수이기도 하다.
그 뒤 15번을 시즌을 마쳤고 16번째 시즌이 펼쳐지고 있다. 이미 토종 노히트노런 기록 보유자는 유니폼을 벗었다. 현재 현역 토종 노히터는 0명. 누군가의 탄생을 기다리나, 시간은 자꾸만 흘러간다.
↑ NC의 이재학은 올해 노히트노런에 가장 가까운 피칭을 한 국내 투수다. 5월 25일 마산 SK전에서 7회 2사까지 무피안타를 기록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송진우는 국내 투수의 마지막 노히트노런 기록자라는 것에 적지 않은 부담을 갖고 있다. 후배들이 하루 빨리 그 꼬리표를 가져가길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마음만 먹는다고 이룰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투수의 실력은 물론 야수의 도움, 그리고 행운까지 따라줘야 한다. 16년 동안 그 3박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아슬아슬했다. 돌이켜보면 아쉬웠던 순간도 있다. 2006년의 신재웅(당시 LG·현 SK)과 2008년의 이범석(당시 KIA)은 노히트노런을 눈앞에 두고 9회 안타를 맞았다. 대기록의 꿈을 허탈하게 앗아간 안타였다.
최근 들어 가장 불운했던 투수는 윤석민(KIA)이었다. 2012년 5월 11일 광주 두산전서 8회 손시헌(현 NC)에게 딱 1개의 안타를 맞더니, 그 해 9월 26일 대구 삼성전서는 마지막 이닝을 못 버텼다. 4사구 4개만 내줬을 뿐, 탈삼진 13개로 완벽투를 펼쳤지만 9회 선두타자 박한이에게 안타를 허용했다(이후 박석민(현 NC)도 안타를 쳤다).
노히트노런은 피안타 1개도 없이 홀로 완투를 해야 한다. 어려운 조건이다. 2013년 이후 국내 투수의 1피안타 경기조차 1번(2015년 6월 4일 잠실 두산전의 KIA 양현종) 밖에 없었다. 더욱이 점점 ‘타고투저’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현장 지도자들도 “투수보다 타자의 성장 속도가 더 빠르다”고 입을 모았다.
그렇지만 절대 불가능한 미션은 아니다. 6월 30일 현재 올해 펼쳐진 364경기 가운데 국내 투수의 노히트노런을 살짝 기대하게 만든 순간도 있었다. 이재학(NC)은 5월 25일 마산 SK전에서 판타스틱 피칭을 펼쳤다. 7회 2사까지 20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동안 피안타 1개도 기록하지 않은 것. 정의윤에게 유일한 안타(2루타)를 맞으며 노히트노런 도전이 좌절됐다. 우규민(LG), 윤성환(삼성), 이민호(NC), 심수창(한화) 등도 5회 노히트 피칭까지 하며 잠시나마 설레게 만들기도 했다.
다만 투수 개인적으로도 긴 이닝을 소화할 체력과 완급 조절, 구위 유지 등을 갖춰야 할 터. 올해 완봉승을 한 국내 투수는 우규민과 주권(k
그래도 다들 11번째 토종 노히터가 되기 위한 도전장만큼은 끊임없이 내밀고 있다. 하늘이 점지할 깜짝 주인공은 언제든지 탄생할 수 있는 법이니까.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