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가장 마지막에 나선 투수였다. ‘끝판왕’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1이닝 무실점으로 상대를 틀어막았다. 긴박한 상황도 펼쳐졌지만 파이널 보스다운 구위를 선보였다.
오승환은 29일(한국시간) 카프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얄스와의 경기 9회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최근 마무리투수 고민에 빠진 상황이었다. 붙박이였던 기존 마무리투수 로젠탈이 부진에 빠지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팀은 보직변화를 단행했다. 로젠탈은 중간계투로 보직을 옮겼으며 팀은 집단마무리체제를 시동걸었다. 오승환은 그 중 강력한 마무리투수 후보였다. 이날 등판 이전까지 38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1.66을 기록했던 오승환은 구위를 인정받으며 뒷문을 든든히 지켜내는 중이었다.
↑ 오승환(사진)이 9회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세인트루이스는 와카에 이어 조나단 브록스턴, 시그리스트를 각각 7회 8회 투입시켰다. 무실점이 이어진 가운데 9회 마운드에 오른 이는 바로 오승환. 세이브 상황이 아니지만 분명 영광스런 순간이었다. 빅리그서도 스스로 경기를 매조짓는 상황이 임박한 것.
여러 상황 속 부담이 있었을까. 오승환은 다소 흐들렸다. 선두타자 콜론을 상대로 6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 출루시켰다. 이어 부테라에게 안타를 맞으며 무사 1,2루 위기. 후속타자 메리필드를 뜬공으로 잡아내며 한숨 돌렸지만 에스코바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으며 1사 만루위기에 봉착했다.
부담은 더해졌다.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극강의 모습을 보인 고든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타로 등장한 것. 그러나 오승환은 묵직한 구위로 고든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아웃시켰다. 이어 강타자 호스머 역시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경기를 종료시켰다.
경기를 매조짓는 첫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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