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영국 구성국 간의 감정대립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가 유명하다. 그러나 비교적 무난한 것으로 알려진 잉글랜드-웨일스 관계도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도 남는다.
잉글랜드-웨일스는 유로 2016 B조 2차전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날 선 장외공방으로도 화제였던 경기 결과는 잉글랜드의 2-1 승.
그러나 조별리그 결과 웨일스가 2승 1패 득실차 +3 승점 6으로 B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잉글랜드는 1승 2무 득실차 +1 승점 5로 2위. 여기에 그치지 않고 토너먼트에서도 웨일스는 또 다른 영국 구성국 북아일랜드를 1-0으로 꺾고 준준결승에 진출했지만, 잉글랜드는 아이슬란드에 1-2로 패하여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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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일스 선수들이 잉글랜드와의 유로 2016 B조 2차전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프랑스 랑스)=AFPBBNews=News1 |
지난 맞대결 패배의 앙금이 사라지기에는 너무 짧은 간격이다. 게다가 영화 ‘잉글리시맨(1995년작)’에 잘 묘사된 것처럼 웨일스는 잉글랜드에 지기 싫어하는 심리가 예전부터 대단했다.
유로 16강전 잉글랜드-아이슬란드를 단체시청한 웨일스 선수단은 잉글랜드의 패배가 확정되자 누가 먼저일 것도 없이 환호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 장면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 공개되자 ‘그래도 같은 영국이고 웨일스는 스코틀랜드와 달리 독립여론이 절반 안팎에 육박하는 것도 아닌데 너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웨일스 수비수 크리스 건터(27·레딩)는 29일 영국 식민지였던 아일랜드 일간지 ‘아이리시 이그재미너’가 보도한 인터뷰에서 “당시엔 누구나 감정이 복받쳐 올랐다. 잉글랜드의 탈락을 축하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물론 우리 행동이 다소 지나쳤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판들이 가슴에 와닿지 않는 것도 사실”이라고 솔직히 말했다.
계속해서 건터는 “웨일스가 ‘영국’의 일원임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유로 토너먼트에 생존한 마지막 영국 구성국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웨일스 선수단이 유로 2016 16강 잉글랜드-아이슬란드를 단체시청하다 잉글랜드의 패배가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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