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6승 평균자책점 3.77의 로버트 코엘로를 바꾼 이유는 짧은 이닝과 많은 볼넷 때문이다. 그 점에서 스캇 맥그레거의 첫 인상은 괜찮았다.
지난 19일 한국땅을 밟은 맥그레거는 일주일 뒤 KBO리그 데뷔 무대를 치렀다.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긴장감이 컸는지 잠실구장 복도를 계속 거닐던 그는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던졌다.
염 감독은 이날 맥그레거의 투구수를 80~90구로 정했다. 최근 이적 등으로 인해 실전 감각이 부족했기 때문. 염 감독은 “라이브피칭을 했으나 거의 공을 놓다시피 했다”라며 많은 이닝을 맡기지 않겠다고 했다. 천천히 투구수 및 투구이닝을 늘려가겠다는 것.
코엘로는 많은 이닝을 책임지지 못했다. 1경기 최다 이닝이 6이닝. 보통 5회까지 100개 안팎의 공을 던진 뒤 강판됐다. 4이닝은 고스란히 불펜의 몫. 한 경기가 아니라 연전을 준비하는데, 부담이 따랐다. 더욱이 볼넷(42개)도 많아 수비 시간이 길어지면서 야수들을 지치게 했다.
↑ 넥센 히어로즈의 새 외국인투수 스캇 맥그레거는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25명의 타자를 상대해 볼넷은 2개만 내줬다. 2회 이병규(7번)와 5회 박용택이 걸어 나갔다. 모두 풀카운트 접전이었다(이병규는 8구-박용택은 9구). 80구 중 스트라이크가 57개. 70%가 넘는 스트라이크 비율(71.25%)이었다.
맥그레거는 스스로 ‘맞춰 잡는’ 유형의 투수라고 소개했다. 18개의 아웃카운트 중 탈삼진은 2개. 대부분 범타를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늘려갔다. LG 타자들이 빠른 타이밍에 타격을 한 점도 적극 활용했다.
2회 2사 2,3루서 정주현에게 151km의 속구를 던졌다가 2타점 2루타를 맞은 게 유일한 실점이었다. 2회 2사 2루-5회 1사 1,2루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다. 최고 구속은 154km.
6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타선의 지원 부족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으나 충분히 인상
염 감독은 “외국인투수는 신인선수와 같아 첫 경기가 무척 중요하다. 첫 경기를 잘 해야 KBO리그에 잘 적응해 갈 수 있다”라고 밝혔다. 승리조 자원까지 쏟아 첫 승을 안겨주려는 계획은 무산됐지만, 맥그레거는 충분히 염 감독과 넥센 팬을 만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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