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대회 100주년 기념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의 특별한 우승컵은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결승전 재대결로 주인을 가리게 됐다. 아르헨티나는 간판스타 리오넬 메시(29·바르셀로나)가 8·4강에서만 2골 4도움으로 맹활약했다.
메시의 화려함에 가려졌으나 조별리그 3경기 1실점에 이어 토너먼트에서도 1골만 내준 아르헨티나의 수비도 코파 2연속 결승진출에 손색이 없다. 중원에서는 에베르 바네가(28·세비야) 그리고 ‘애국자’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활약이 빼어났다.
바네가는 수비형/중앙/공격형 미드필더가 모두 가능한 전천후 자원이다. 이번 코파에서도 D조 1~2차전과 준결승은 공격형 미드필더, 조별리그 3차전은 수비형 미드필더, 준준결승은 중앙 미드필더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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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헨티나의 바네가(왼쪽)와 메시(오른쪽)가 미국과의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준결승 시작에 앞서 몸을 풀기 위해 피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미국 휴스턴)=AFPBBNews=News1 |
그러나 어떤 위치로 나오든 간에 바네가의 수비 의지와 실천능력은 돋보였다. 통계회사 ‘옵타 스포츠’ 공개자료를 보면 바네가는 이번 대회 상대에게 내준 소유권을 34차례나 수복하여 2위 이하보다 2번 이상 많은 1위다. 아군/상대 진영을 막론하고 우리 편이 뺏기면 즉시 압박하여 역습 전개를 지연하는 기본임무에 충실한 것은 물론이고 가로채기까지 숱하게 성공했다는 얘기다.
아르헨티나는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에 이어 2015·2016 코파에서도 결승에 진출했다. 이 메이저대회 3연속 2위 이상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골키퍼로 뒷받침한 것이 로메로다. 그러나 프로축구에서는 15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을 찾으려면 4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할 정도로 활약이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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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헨티나 골키퍼 로메로가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준결승에서 미국 공격수 클린트 뎀프시(8번)의 공격시도를 사전차단하고 있다. 사진(미국 휴스턴)=AFPBBNews=News1 |
2015-16시즌 맨유에서도 로메로는 부상이 없음에도 21세 이하 팀을 다녀오는 수모까지 겪으며 1군 11경기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코파에서는 선방률 85.7%로 당당히 대회 1위에 올라있다.
코파 디펜딩 챔피언 칠레의 수문장 클라우디오 브라보(33)는 스페인 라리가 우승팀 바르셀로나의 주전 골키퍼이기도 하다. 클럽에서의 위상으로는 로메로보다 월등하지만 2016 코파 선방률만 보면 61.5%로 열세다. 골문 안으로 향한 유효슈팅을 10차례 맞이하면 로메로가 브라보다 약 2.4회를 더 막아냈다는 얘기다.
아르헨티나는 FIFA 랭킹 1위이나 브라질월드컵과 2015년 코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메시의 생애 첫 성인 국가대항 메이저대회 정상 등극의 꿈도 자연히 미완이다.
프로축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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