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었다. 김기태(삼성)의 6월 쾌투는 ‘진행형’이었다. 연패 끊기도 그의 몫. 6월 들어 벌써 3번째다.
김기태는 지난달 선발진의 도미노 부상 속 호출을 받았다. 5경기 3패 평균자책점 8.82에 그쳤다. 선발승은커녕 5회까지도 못 버텼다. 구원투수로 오래 뛰었던 그에게 선발투수 자리는 쉽게 적응하기 어려웠을지 모른다.
하지만 변함없는 믿음과 계속된 기회 속 김기태는 달라졌다. 6월 들어 선발투수로 기본인 5이닝은 책임졌다. 그리고 짠물 피칭까지 더해졌다.
지난 11일 광주 KIA전에서 양현종과 맞대결서 결코 밀리지 않으며 5이닝 2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을 기록했다. 6일 후에는 프로 데뷔 최다 이닝과 함께 첫 퀄리티스타트(6⅓이닝 1실점)를 했다. 오른 중지 손톱 이상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쾌투였다.
6월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2.38(11⅓이닝 3실점)으로 삼성 선발투수 5명 중 가장 빼어났다. 떠오르는 믿음의 카드, 그리고 연패 스토퍼. 2번 모두 3연패에 빠졌던 팀을 구했다.
↑ 삼성의 김기태가 23일 고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를 펼쳤다. 프로 데뷔 선발 첫 무실점.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류중일 감독은 김기태에 대해 “2군에서 계속 선발투수로 뛰었기 때문에 한계 투구수가 적은 편이 아니다. 그러나 투구 내용이나 경기 상황에 따라 교체시기를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크게 고심할 필요는 없었다. 적어도 김기태가 일찍 교체되는 일은 없었다.
인생투를 펼쳤던 지난 두산전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놀라웠다. 실투에 따른 피홈런은 없었다. 2루타 2개를 허용했지만, 1사 2루(4회)와 무사 2루(5회)의 위기를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74개의 공으로 5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텼다. 이닝별 최다 투구수가 17개였을 뿐.
김기태는 외롭지 않았다. 야수들도 이날만큼 김기태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1회, 3회, 5회 찬스마다 1점씩을 추가하며 점수차를 벌렸다. 또한, 2회 중견수 배영섭 및 5회 1루수 박해민의 호수비까지 펼쳐지며 김기태의 호투를 빛나게 했다.
5⅓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으로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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