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강윤지 기자] 같은 날 두 곳에서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그리고 두 벤치클리어링은 전혀 다르게 전개됐다.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린 21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 LG 주장 류제국과 SK 주장 김강민의 주먹다짐이 오고갔다. SK가 4-7로 리드 당하던 5회말, LG 선발 류제국이 던진 공이 김강민의 몸에 맞으면서다.
가까이 다가가며 설전을 벌이던 이들은 이윽고 주먹까지 휘두르며 충돌했다. 양 팀 더그아웃에서 모든 선수들이 뛰쳐나오면서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LG 주장 류제국과 SK 주장 김강민이 퇴장을 당하면서 일단락됐다.
![]() |
↑ 고의가 느껴질 수 있는 공 하나, 그러나 한화 주장 정근우의 대처는 어른스러웠다. 사진=MK스포츠 DB |
남아있던 앙금은 7회 다시 수면으로 드러났다. NC 최금강과 한화 정근우의 승부. 최금강이 던진 초구 145km 속구가 정근우의 등쪽을 강타했다. 정근우는 ‘악’하는 고통스러운 소리를 크게 냈다. 앞선 이닝에 대한 보복성 투구임을 의심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여기서 정근우가 상대 투수 쪽으로 반응을 보인다면 2차 벤치클리어링 등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근우는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고 이내 1루를 향해 나갔다. ‘어른’의 대처였다. 정근우의 역할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정근우는 경기 중 흥분했을 송은범을 다독이기도 했다
‘주장’이라는 자리에 걸맞은 품격 있는 대처였다. 정근우는 경기 후 “공을 맞은 것에 크게 개의치 않고, 경기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무엇보다 오늘 팀이 승리해서 기쁘고 매 경기 선수단이 하나 되어 좋은 결과 만들도록 하겠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chqkqk@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