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류중일 삼성 감독이 최근 야구인에게 많이 듣는 이야기는 보통 3가지. 위로와 응원, 그리고 질문이다.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은 예상보다 더 험난한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그에 따른 이야기가 주로 많다. 그 가운데 꼭 빠지지 않는 질문 하나. 이젠 생김새조차 가물가물한 외국인선수의 근황이다.
6월 20일 현재 삼성의 1군 엔트리에 외국인선수는 없다. 현충일 이후부터 삼성은 프로축구의 상주나 안산 같이 국내 선수들로만 이뤄져 있다. 물론, 삼성은 반강제적인 군·경팀이 아니다. kt 외 다른 8개 구단과 마찬가지로 외국인선수 3명을 보유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5일 발디리스를 시작으로 레온(5월 28일), 웹스터(6월 6일)가 차례로 제외됐다.
다른 구단도 부상(NC 해커-kt 마리몬), 부진(SK 세든), 계약해지(넥센 코엘로-한화 마에스트리) 등을 이유로 몇몇이 빠지긴 했어도 전원 이탈은 아니다. 남들은 외국인선수 활약상에 울고 웃는데, 삼성에겐 그저 남의 일이다.
그리고 넥센과 한화는 6월 20일 새 외국인선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외국인선수는 팀 전력의 30%라는 말이 있다. 가장 현실적인 전력 보강 방안이다.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그런데 그 승부수를 가장 먼저 띄운 건 삼성이었다.
↑ 종아리를 다친 웹스터(오른쪽)는 사실상 후반기에나 힘을 보탤 전망이다. 사진=MK스포츠 DB |
다른 두 명의 건강 상태도 썩 긍정적이지 않다. 아킬레스가 좋지 않아 치료차 경산에 갔던 발디리스는 복귀 과정에서 오른 발목을 다쳤다. 1군 복귀 예정 바로 전날 경기에서. 또 다시 재활 과정이다. 회복 속도도 딱히 빠르지 않다. 지난 6월 5일 대구 한화전에서 오른 종아리를 다쳤던 웹스터는 반깁스까지 했다. 찢어진 근육이 회복되고 다시 몸을 만들어야 한다. 갈 길이 멀다.
‘님’을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참 애타게 만들고 있다. 그래도 언젠가는 돌아올 이들이다. 현재로선 레온, 발디리스, 웹스터 순이다. 불펜 피칭을 한 레온은 당초 지난주 퓨처스리그 경기 등판 예정이었다. 이번주에 나설 듯. 탈이 없을 경우, 선발진에 합류할 터. 발목 통증이 남아있는 발디리스도 늦어도 7월에는 가세할 것으로 점쳐진다. 웹스터의 복귀 예상 시기는 올스타 브레이크.
승패 차감(29승 37패) ‘-8’까지 밀린 삼성은 부상자의 복귀시기를 터닝포인트로 생각하고 있다. 구자욱, 조동찬이 우선 돌아온다. 이들의 역할도 크나 30% 전력이 되어줘야 할 외국인선수의 몫도 크다.
없으니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걸까. “단순히 오면 뭐하나. 와서 잘 해야지”라던 류 감독의 바람도 약간 바뀌었다.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잘 해야 하겠지만,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힘이다. 현재 삼성의 전력 강화 요소는 ‘한정’돼 있다.
류 감독은 “외국인선수를 비롯한 부상자들이 빨리 돌아왔으면 한다. 외국인투수가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해주는 것으로도 중요하다. 레온과 웹스터가 빠지면서 대체 선발투수 등으로 불펜이 약해졌다. 또한, (운영하는데 있어)계산하는 게 어려워졌다”라고 토로했다.
정인욱과 김기태가 지난주 깜짝 호투를 펼치며 경쟁력을 과시했다. 건전한 경쟁을 통해 좀 더 탄탄한 선발진과 견고한 불펜을 구축할
‘일단 돌아와라.’ 오매불망 기다린다. 좀 더 시간도 필요하다. 류 감독을 향한 외국인선수 근황 질문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듯. 귀 아프게 듣고, 입 아프게 답하고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