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2016년 6월 16일, 박건우(두산)은 KBO리그의 한 역사를 썼다. 평생 한 번 하기도 어렵다는 사이클링 히트의 20번째 주인공이 됐다.
초반 2번의 범타에도 박건우의 방망이는 뜨거웠다. 2루타(5회), 홈런(6회), 안타(8회)를 친 뒤 마지막 타석(9회)에서 3루타를 때리며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큰 타구가 KIA 중견수 이진영의 뒤로 넘어가자, 두산의 더그아웃에선 환호성이 터졌다. ‘대형사건’에 대해 생각조차 못했던 김태형 감독이 깜짝 놀랐을 정도. 김 감독은 “9회까지 전혀 몰랐다. 박건우가 3루타를 치니 벤치에서 난리가 났더라. 그때가 돼서야 기록을 확인했다”라며 웃었다.
꿈같은 하루였을 터. 기록을 의식하지 않았다는 박건우는 얼떨떨했다. 그의 말대로 자신만이 아니라 동료들도 함께 했기에 가능했던 기록이다(두산은 5회 이후 13안타 4사사구를 묶어 10점을 뽑았다). 그러면서 효자 모드. 부모님이 가장 생각났다며 감사의 말을 남겼다.
↑ 두산의 박건우는 지난 16일 광주 KIA전에서 통산 20번째 사이클링 히트의 주인공이 됐다. 개인 1번째 기록이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런데 정작 당사자는 덤덤하다. 그에겐 ‘어제’의 일이었다. 그리고 대기록이라 해도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만큼 짜릿함까진 아니었다고. 박건우는 “솔직히 우승했을 때 같은 기쁨까진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데뷔 첫
지난 5일 잠실 SK전 이후 11일 만에 느낀 손맛이었다. 그리고 시즌 7호 홈런. 지난해까지 친 홈런(6)보다 올해 날린 홈런(7)이 더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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