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15일 고척 롯데전, 넥센의 선발투수는 박주현이다. 6일 전 프로 데뷔 이래 가장 악몽 같은 경기를 치렀던 그다. ⅓이닝 9실점. 12타자를 상대해 아웃카운트 1개만 잡았다. 데뷔 첫 만루홈런까지 허용했다.
그러나 건너뛰기는 없다.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염경엽 감독은 “박주현이 아닌 모두의 탓”이라면서 “시즌 30경기 중 1경기다. 당연하게 넘어가는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믿음과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코치들에게도)간단하게만 이야기하라고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손혁 투수코치가 박주현에게 한 이야기도 간단했다. 별 말 하지 않았다. ‘재수 없는 하루였으니 잊어라’였다.
손 코치는 “지난 6일 NC전과 관련해 중요한 몇 가지만 이야기했으나 빨리 잊어야 한다. 아직 젊은 선수이며 올해 10~15번의 등판도 더 해야 한다. 뭐가 안 좋아서 그런 게 아니다. 이런 경우는 누구나 겪을 수 있다. 에이스도 그럴 때가 있다. 없었던 경기라고 생각하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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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의 박주현은 지난 9일 NC전의 악몽을 잊고 15일 롯데전에 선발 등판한다. 사진=MK스포츠 DB |
손 코치는 자신의 경험담까지 이야기했다. 손 코치는 “프로 3년차였던 1998년 롯데 원정경기에서 부진했던 적이 있다. 그때 룸메이트였던 마이클 앤더슨이 다짜고짜 ‘밖으로 나와’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한 카페로 나를 데려가‘야구를 하면 1년에 1,2번은 그렇다. 빨리 잊는 게 중요하다. 괜히 고민했다가 더 이상한 방향으로 흐른다’라고 조언했다. 나중에 지나고 나니 그 말이 진심으로 고마웠다”라고 이야기했다.
그 경험이 있기에 박주현도 잘 이겨내기를 바랐다. 그리고 잘 이겨낼 것이라고 믿었다. 손 코치는 “나보다 멘탈이 강하다”라고 했다. 적어도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 그 악몽에도 박주현은 정상이다.
박주현은 “아주 멀쩡하게 잘 지냈다. 그때는 아무 생각이 없다.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 (밀물처럼)생각이 들었지만”이라면서 “첫 경험이라 그냥 그런 느낌이었다. ‘아, 오늘 털렸구나’하는. 그런 경험이 없으니 뭐. 그래도 털린 건 털린
롯데는 그의 프로 데뷔 상대. 73일 전 5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같은 장소에서 다시 롯데 타자들을 상대한다. 박주현의 각오도 간단하다. ‘정신을 차리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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