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오클랜드) 김재호 특파원] 스즈키 이치로(42)가 도전 중인 기록은 3000안타만이 아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1278개의 안타를 기록한 그는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2974개의 안타를 기록했다. 둘을 합치면 4252안타, 피트 로즈가 메이저리그에서 세운 통산 최다 안타 기록 4256개에 네 개 차로 다가섰다.
보통 메이저리그에서는 한국, 혹은 일본프로야구 시절과 합산한 기록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치로의 경우 3000안타 도전과 맞물리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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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즈키 이치로는 안타 5개만 추가 하면 일본과 미국을 통틀어 피트 로즈의 기록을 넘어서게 된다. 사진=ⓒAFPBBNews = News1 |
이에 대해 가장 삐딱한 시선을 가진 이는 메이저리그 최다 안타 기록을 갖고 있는 로즈다. 지난해 영구제명 복권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그는 "사람들은 나를 '타격 여왕'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다음에는 이치로의 고교야구 기록까지 따질 것"이라며 자신이 갖고 있는 기록의 의미를 퇴색시키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신시내티 감독 시절 도박을 한 것이 적발돼 영구제명 징계를 받은 그는 2001년 일본 프로야구에서 한 시즌 홈런 최다 타이 기록(55개)을 세운 터피 로즈의 사례를 들며 "많은 선수들이 여기서 실패한 뒤 그곳에 가서 유명해졌다"며 두 나라 프로야구를 똑같이 인정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
현역 시절 통산 2445개의 안타를 기록한 마크 그레이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보조 타격코치는 이와 상반된 주장을 내놨다. "일본에서 치든 남극에서 치든 상관하지 않는다. 높은 수준의 프로리그에서 안타를 친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라며 메이저리그에서 이 기록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것에 대해 믿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치로의 소속팀 마이애미 말린스의 돈 매팅리 감독도 이 생각에 동의했다. "많은 일본 선수들이 이곳에서 성공한 모습을 봐왔다. 두 리그를 마이너리그, 메이저리그로 취급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이치로는 이곳에서 3000안타에 도전중이고, 일본에서도 메이저리그 수준급의 좋은 투수들을 상대로 많은 안타를 쳤다. 그가 얼마나 특별한지를 말해준다"며 기록에 의미가 있음을 말했다.
제프 아이들슨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회장은 "당연히 기념할 것이다. 이 지구에서 어느 리그에서든 4256개의 안타를 때리기는 어려운 일이다. 특히 일본과 메이저리그에서 함께 기록을 세웠다는 것은 피트 로즈가 했던 것과는 다른 도전이다. 이 문화에 적응한다는 것 자체가 도전이라 할 수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치로 자신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중요한 일이라 생각 안한다. 그저 나가서 내 할 일을 할
그는 이어 "일본에서 누군가 피트 로즈의 기록을 깬다면 그게 더 대단할 것이다. 그곳은 여기보다 경기 수가 적기 때문"이라며 생각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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