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10일 프로야구 종합)
선발 투수들은 바짝 힘을 냈다. 5회 이전에 3점을 낸 팀이 kt 한 팀에 그칠 정도로 5개 전 구장에서 각팀의 선발 마운드가 높이를 뽐냈다. 7명의 선발 투수가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고 9명의 투수가 5이닝 이상을 지켰다. NC 이태양은 이날의 선발투수 중 유일하게 5회를 마치지 못했지만, 4⅓이닝 1실점까지 버텼다. 그러나 너도 나도 잘 던지는 통에 선발 투수들의 승운은 뚝 떨어져 QS를 달성하고 선발승에 성공한 투수는 보우덴(두산)이 유일했다.
꽉 눌렸던 타자들의 집중력은 중후반에 터졌고 각팀의 불펜이 역습을 맞았다. 한점차 굳히기를 위해 출격했던 세이브 2위 김세현(넥센) 3위 박희수(SK) 7위 정우람(한화)이 잇달아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이중 박희수는 패전을 떠안았다. 동점상황에서 등판했던 세이브 6위 임정우(LG) 역시 구원패의 쓴맛을 봤다.
선두 두산과 최하위 한화가 ‘받을 빚’이 있는 상대들에게 나란히 설욕의 1승을 거뒀다. 7할 승률 두산은 유일하게 팀간 전적에서 밀리고 있는 롯데에 역전승했고, 달라진 한화는 올 시즌 4연패 중이던 LG에게 드디어 시즌 첫 승을 따냈다.
↑ NC 박석민이 10일 문학 SK전 2-2였던 9회 역전 결승 그랜드슬램을 터뜨리고 홈인하면서 환호하고 있다. 사진(문학)=김재현 기자 |
먼저 롯데에 2점을 내줬던 두산은 2-2로 따라간 6회 무사1,2루에서 김재환이 강영식(롯데)의 6구째를 오른쪽 담장으로 넘겨 역전 결승 3점홈런(시즌 16호)을 만들었다. 지난달 31일 이후 열흘만에 6월 첫 아치를 그려낸 김재환은 테임즈(NC)-히메네스(LG)와 함께 다시 홈런 공동선두에 나섰다. 두산 선발 보우덴 역시 6이닝 4피안타 5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8승째를 따내면서 다승 공동선두 그룹에 합류했다.
롯데는 시즌 첫 선발 등판이었던 이명우가 선두 두산 타선을 5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버티며 역투했지만, 불펜은 두산 타선의 집중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 두산 보우덴이 10일 잠실 롯데전에서 6이닝 4피안타 5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8승째에 성공하면서 다승 공동선두 그룹에 합류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이 드라마의 결말은 한화의 끝내기 승리였다. 연장 10회말 2사2루, 우전안타를 치고나갔던 2루주자 하주석이 정근우의 타구가 2루-유격수간을 빠져나가는 사이 홈까지 파고들었다.
정규이닝에서 승부를 가르지 못했던 또 한 곳, 고척돔 경기에서는 kt가 4-4였던 연장 12회 마지막 공격에서 4시간반을 넘긴 혈투의 승기를 가져왔다. 선두 유민상이 2루타로 실마리를 풀었고 4번 박경수가 우중간에 적시타를 떨어뜨리면서 결승타점을 책임졌다. 8승의 신재영이 6이닝 3실점하고도 연패를 끊지 못한 넥센의 시름은 이제 4연패가 됐다.
100승 투수 윤성환(삼성)과 고졸 루키 정동현(KIA)이 맞선 광주경기는 예상과 다른 결과였다. KIA는 4회 필(시즌 6호), 8회 이범호(시즌 11호)의 투런홈런 두 방으로 윤성환에게 9이닝 8피안타(2피홈런) 4실점 완투패를 안겼다. 데뷔 첫 선발 등판이었던 열아홉살 정동현이 5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 프로 첫 승을 신고했고, 전상현-홍건희가 무실점으로 이어달리면서 KIA는 팀 영봉승으로 홈 5연패를 끊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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