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23년 만의 코파 아메리카 우승에 도전하는 아르헨티나가 간판스타 리오넬 메시(29·바르셀로나)가 부상으로 결장했음에도 디펜딩 챔피언 칠레를 격파했다. 그러나 이전부터 지적된 단점을 극복했는지는 의문이다.
아르헨티나는 7일 칠레와의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D조 1차전에서 2-1로 이겼다. 미드필더 앙헬 디마리아(28·파리 생제르맹)는 메시의 자리인 오른쪽 날개로 80분을 소화하며 1골 1도움으로 승리를 주도했다. 1실점도 후반 추가시간에 허용한 것으로 승패와는 무관했다.
현 대표팀의 주력은 2011년 코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2011·2015·2016 코파에서 아르헨티나 선수로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선수는 메시(1골 6도움)가 아닌 디마리아(4골 4도움)다. 메시는 연장전 포함 경기당 96.0분을 소화하며 분전한 것은 인상적이나 90분당 공격포인트는 0.66으로 역대 최고라는 명성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 아르헨티나 미드필더 디마리아(7번)가 칠레와의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D조 1차전 득점을 자축하고 있다. 사진(미국 산타클라라)=AFPBBNews=News1 |
↑ 아르헨티나 공격수 메시가 칠레와의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D조 1차전 시작에 앞서 연주된 국가를 벤치에서 뒷짐 지고 일어나 듣고 있다. 메시는 부상으로 칠레전에 결장했다. 사진(미국 산타클라라)=AFPBBNews=News1 |
그러나 아르헨티나가 2015 코파뿐 아니라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에서 잇달아 준우승에 그치면서 지적된 문제 중 하나는 중원자원의 경기운영능력 부족이다. 세계적인 골잡이자 최정상급 찬스메이커이기도 한 메시는 국가대표팀에서 단독전진으로 활로를 여는 것은 물론이고 공격 전개의 시발점까지 겸하는 일이 잦다. 메시의 국가대표팀 공격포인트가 저조한 이유다.
메시가 경기운영에 전념하려면 공격진이 ‘골’로 제 몫을 해줘야 한다. 이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메시는 더 완벽한 득점기회를 위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공격수가 골을 넣어야 메시의 체력안배와 중원 단점보완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클럽 축구에서는 명성이 자자한 1987년생·29세 동갑내기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 시티)와 곤살로 이과인(나폴리)은 번번이 기대를 저버렸다. 역대 코파에서 우선 둘은 평균 60분 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내구성에 문제가 있었다. 6-1로 대승한 파라과이와의 2015년 준결승을 제외하면 토너먼트 득점은 이과인은 ‘0’, 아구에로는 1골이 전부다.
↑ 아르헨티나 공격수 이과인(9번)이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D조 1차전에서 슛을 노렸으나 칠레 골키퍼 클라우디오 브라보(오른쪽)의 캐치로 무산되고 있다. 사진(미국 산타클라라)=AFPBBNews=News1 |
디펜딩 챔피언 칠레라는 정상급 팀을 만나자 이번에도 아르헨티나 공격수들은 침묵했다. 이번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35경기 36골 2도움으로 득점왕에 빛나는 이과인의 74분도, 교체 출
기복은 있으나 개인 돌파에 능한 디마리아가 코파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간 것은 물론 환영할만하다. 그러나 사상 첫 국가대항 메이저대회 우승을 꿈꾸는 벤치의 메시한테는 이과인·아구에로의 ‘0골’이 더 마음에 쓰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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