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공항) 윤진만 기자] 장거리 이동에 피곤할 법도 한데 석현준(25·FC포르투) 표정은 밝았다.
5일 체코와의 유럽 원정 A매치에서 세계적인 골키퍼 페트르 체흐(아스널)를 상대로 속 시원한 득점포를 가동했기 때문인지, 단어 하나하나에 힘이 실렸다.
석현준은 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흐가 세계적인 골키퍼란 사실을 인식하고 경기에 임했다”며 “하지만 포르투에서 (이케르)카시야스와 훈련한 덕에 체흐 앞에서 주눅 들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체흐와 맞상대한 뒤에도 ‘카시야스가 여전히 더 신기하다’는 석현준은 “소속팀 훈련에서 같이 훈련하며 카시야스를 상대로 골도 넣곤 했다”며 “그 유명한 카시야스가 골을 먹는 걸 보고 어떤 골키퍼도 모든 골을 다 막지 못한다는 걸 알았다”며 득점의 원천으로 자신감을 꼽았다.
↑ 석현준이 스페인&체코와의 유럽 원정 A매치를 치르고 7일 귀국했다. 사진(인천공항)=옥영화 기자 |
석현준은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체코전에서 윤빛가람의 프리킥 골로 한국이 1-0 앞선 전반 40분 윤빛가람의 공간 패스를 잡아 페널티 에어리어 부근까지 접근한 뒤 체흐의 머리 위로 강하게 차 넣었다.
“공을 잡기 전 골대를 확인했고, 잡고 나서 한 번 더 확인했다. 그리고 나서 강하게 찼다”며 당시 상황을 묘사한 석현준은 “흐로닝언 시절 PSV에인트호번을 상대로 득점할 때가 떠올랐다. 그때를 떠올리며 슛을 했는데 (낮게 깔려나간 그때완)다르게 들어갔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번 유럽 원정에서 호평을 받은 이유는 윤빛가람의 득점으로 귀결한 프리킥을 얻어내고, 득점을 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수들과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고, 부상도 불사하며 공의 소유권을 지켜냈다. 1일 스페인전에서도 보여준 모습이다.
석현준은 “포르투갈 리그에서 뛰며 먼저 (몸으로)부딪힌 경기의 내용이 더 좋았다. 먼저 부딪혀 이겨보자는 생각으로 뛰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경기 전에는 이 선수들이 포르투갈 리그에서 상대한 선수들과 똑같다고 이미지 트레이닝한 것도 주효했다”며 만족해했다.
하지만 주위 평가와는 달리 스스로는 유럽 원정에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휴가 때는 푹 쉬고, 시즌 시작하면 다시 열심히 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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