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두산 투수 허준혁(25)은 지난 시즌 중반 투수 더스틴 니퍼트(34)의 대체자로 선발 기회를 얻었다. 초반 몇 차례 등판에서는 기대 이상으로 훌륭한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지난해 두산의 좌완 수맥을 뚫어준 주인공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힘이 부쳤다. 시작과 달리 끝은 찜찜한 느낌이었다.
갑작스러운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체력적인 한계점이 확실히 있었다. 이런 어려움을 느낀 허준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철저한 준비에 들어갔다. 스프링 캠프부터 투구수를 늘렸고 일부러라도 더 먹으면서 힘을 키웠다. 물론 시즌 개막부터 선발 로테이션 진입은 없었다. 노경은에게 먼저 5선발 기회가 돌아간 것.
하지만 노경은이 시즌 초 선발 등판에서 부진하자 곧바로 다음 대기 순번인 허준혁에게 기회가 왔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더 빨리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성공했다. 그리고 준비된 5선발 허준혁은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선발 전환 후 6경기 등판 3승 2패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 중이다. 2패를 당한 2경기에서도 퀄리티 스타트로 호투했지만 패배를 맛봤다.
↑ 두산 투수 허준혁이 올 시즌 큰 목표로 볼넷 줄이기를 꼽았다. 사진=MK스포츠 DB |
허준혁에게는 샌프란시스코 투수 메디슨 범가너의 이름을 본 따 만든 ‘허가너’라는 별명이 있다. 허준혁은 “제 입으로 (그걸) 말해야 하나요”라며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LA 다저스 투수 클레이튼 커쇼의 투구를 주로 본다고. 허준혁은 “커쇼의 투구 로케이션이나 공격적인 피칭을 유심히 살펴본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허준혁은 커쇼와 같은 구위와 구속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투수가 아니다. 제구와 맞춰 잡는 효율적인 투구가 강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쫄지 말고’ 던지는 것은 허준혁에게 정말 중요한 요소다. 허준혁은 “공의 힘으로 삼진을 잡는 스타일이 아니다. 팀 수비가 워낙 좋기에 맞춰 잡으려고 노력한다. 의지 형이 종종 마운드 위에서 쫄지 말고 던지라고 주문하는데 맞는 말이다. 어차피 맞으면 안타 아님 땅볼이라는 생각으로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볼넷 감소도 올해 허준혁의 큰 목표 중 하나다. 지난 시즌 체력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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