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갑작스레 찾아온 위기에서도 두산의 저력은 빛났다. 올 시즌 초 순항의 비결에 대해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 시즌 초와 달리 주전들의 큰 부상이 없는 점을 꼽았다. 그만큼 투타에 있어 빈틈없는 두산의 4월과 5월이었다. 하지만 6월의 시작과 함께 연이은 주전들의 이탈이 발생했다. 그렇게 위기의 한 주가 되는 듯 했지만 두산의 플랜B는 강했다.
사실 5월의 마무리부터가 좋지 않았다. 리드오프로 맹타를 휘두르던 외야수 박건우가 지난달 29일 잠실 LG전 수비 도중 무릎 타박상을 당했다. 2위 NC와의 중요한 원정 3연전을 앞두고 있던 시점에서 나온 악재였다. 두산은 주중 NC와 대결에서 1승 2패를 기록했다. 첫 경기 6-5 신승 후 나머지 2경기에서 타선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결과를 떠나 가장 큰 손실은 ‘안방마님’ 포수 양의지의 부상이었다. 양의지는 지난 2일 마산 NC전 2회 베이스러닝 도중 왼쪽 발목을 접 질렀다. 검진 결과 좌측 발목 염좌로 2주 진단을 받고 3일 1군에서 말소됐다. 그간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두산 투수들을 잘 이끌었던 양의지의 부재는 두산의 가장 큰 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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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투수 고원준(왼쪽)과 포수 박세혁(오른쪽)은 더스틴 니퍼트와 양의지의 빈자리를 잘 메웠다. 사진=MK스포츠 DB |
지난 두 달간 두산의 독주를 시샘이라도 하듯 연이은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두산은 플랜B마저 강했다. 갑작스러운 선발 등판에도 고원준은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게다가 백업 포수인 박세혁과 호흡을 맞췄음에도 기대 이상의 안정감을 선보였다. 3회까지 막아주기 원했던 두산 벤치의 주문 그 이상을 소화했다.
박세혁도 양의지의 빈자리를 최소화하고 있다. 타석에서의 무게감은 떨어지지만 수비에 있어서는 제몫을 했다. 고원준과 호흡을 맞춰 공격적인 투구로 리드해 효과를 거뒀다. 지난 4일 잠실 SK전에서는 2회 첫 타석에서 우전 적시타로 결승타를 날리기도 했다. 여기에 도루까지도 추가. 이날도 9회 마지막까지 포수 마스크를 쓰고 승리를 지켰다.
타순의 변화도 들어맞고 있다. 두산은 오재일과 양의지의 부재로 지난 이틀 간 다른 타순을 내세웠다. 특히 전날 김재호를 리드오프로 내세우는 결단은 대성공. 김재호는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렇게 6월 시작과 함께 찾아온 갑작스런 위기에도 두산은 꿋꿋이 잘 버티고 있다. 플랜B
두산은 5일 잠실 SK전에서 군 복무 후 올 시즌 돌아온 우완 안규영을 선발 마운드에 올린다. 안규영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9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5.13를 기록했다. 상대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또 하나의 성공적인 플랜B를 꿈꾸는 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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