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창과 창의 싸움이었다. 삼성과 한화의 방망이는 최근 가장 뜨겁다. 최근 5경기 기준 삼성은 타율 0.354(1위)-46득점(1위)을 기록했으며, 한화도 타율 0.327(2위)-32득점(4위)으로 만만치 않은 화력을 자랑했다. 이를 바탕으로 나란히 2연속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최근 많이 승리한 건 투수들도 잘 해줬으나 타자들이 워낙 잘 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뒤집힐 경기도 타자들의 힘으로 이겨냈다”라고 말했다. 한화는 최근 7경기에서 8년 만에 5연승을 달리며 6승 1패를 거뒀다.
류중일 삼성 감독도 “최근 이승엽과 최형우의 배팅 밸런스가 상당히 좋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삼성은 최근 6경기 연속 1회 득점하며 화끈한 타격을 자랑했다. 지난 2일 고척 넥센전에선 20안타를 몰아치며 14점을 뽑았다. 최근 6경기 성적은 4승 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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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는 3일 치열한 다툼을 벌였다. 초반 찬스를 서로 놓치면서 박빙의 승부로 전개됐다. 사진은 9회 등판해 2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친 정우람(오른쪽). 사진=김재현 기자 |
장원삼이 1회초 무사 만루에 몰리면서 그 예상은 적중하는가 싶었다. 한화는 로사리오의 안타와 양성우의 내야 땅볼로 2점을 땄다. 두 팀의 창도 예열됐다. 3회까지 매 이닝 주자가 나가며 상대를 압박했다.
그런데 의외의 전개. 두 팀 모두 내보낸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한화는 3회 무사 2,3루 찬스를 놓치더니 그 침묵이 꽤 길어졌다. 7회 신성현의 시즌 4호 홈런이 터지기 전까지 12타자 연속 아웃. 급속 냉동이었다.
삼성의 사정은 더 답답했다. 안타, 볼넷 모두 한화를 압도했지만 득점 생산 능력이 매우 떨어졌다. 6경기째 이어졌던 1회 득점도 끝. 매끄러운 타선 연결 속 손쉽게 점수를 뽑던 어제의 삼성이 아니었다. 득점권 찬스를 잡고도 속이 타들어갔다.
득점도 상대 실수를 틈 탄 꼴. 한화는 5회와 6회에만 실책 3개를 범했고, 모두 실점으로 이어졌다. 마침표를 찍지 못하던 삼성에겐 행운이었다.
시소게임이었다. 누구에게도 추는 쉽사리 기울지 않았다. 지난 5월 17일 포항 경기 같이. 선발투수 장원삼(7이닝 5피안타 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3실점)과 이태양(4⅔이닝 6피안타 4볼넷 2탈삼진 2실점 1자책)이 잘 버텨내기도 했지만, 타선이 기대만큼 터져주지 않았다.
후반으로 갈수록 흐름은 1점 싸움이었다. 창의 싸움이 방패의 싸움으로 바뀐 것. 그리고 총력전이었다. 삼성과 한화 모두 필승조를 총동원했다. 뒷문을 책임지는 심창민과 정우람도 3-3으로 맞선 9회 출동했다. 점수를 내야 하나 점수를 막는 게 더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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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라이온즈의 심창민은 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최다 투구수 및 최다 이닝을 기록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정우람은 9회와 10회(2이닝)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투구수는 33개. 시즌 최다 투구수가 38개(지난 4월 26일 광주 KIA전)였던 정우람이 11회에도 마운드에 오르긴 어려웠다.
한화의 선택은 나눠 막기. 심수창이 11회부터 정우람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최근 3경기서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1.67의 심수창은 정우람만큼 듬직했다. 실점 없이 아웃카운트 6개를 잡았다.
반면, 9회 2사 1,2루서 구원 등판한 심창민은 연장 12회까지 홀로 책임졌다. 11회까지 투구수는 29개. 삼성은 심창민에게 마지막 이닝도 맡겼다. 한화에겐 12회
3⅓이닝 61구. 심창민은 시즌 최다 투구수(48구) 및 최다 이닝(2⅔이닝)을 경신했다. 그러나 최근 무결점 피칭을 한 그도 투구수가 늘자 힘이 빠졌다. 2사 만루서 터진 로사리오의 내야안타. 균형이 깨졌다. 한화의 4-3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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