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김지수(넥센)는 5월의 마지막 날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6월의 첫 날 선발로 뛸 것이니 준비하라는 통보를.
넥센은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떨어진 가운데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백업 멤버 3명을 선발로 기용했는데, 그 중 한 명이 김지수였다. 좌투수 차우찬을 공략하기 위해 우타자 일색으로 타순을 짰다. 김지수는 이날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8명의 타자 중 1명이기도 했다.
김지수는 차우찬을 상대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단단히 준비했다. 지난해 차우찬을 상대해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지난 2015년 5월 5일 목동 삼성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6회 도중 교체됐다. 두 차례 찬스가 주어졌으나 모두 유격수 땅볼. 병살타도 1번 있었다. 넥센은 재역전승을 거뒀지만, 차우찬 앞에 작아졌던 김지수였다.
↑ 김지수(오른쪽)는 1일 고척 삼성전에서 2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 넥센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공부한 효과는 컸다. 김지수는 1일 고척 삼성전 역전승의 주역이었다. 1-2로 뒤진 2회 2사 1,2루서 차우찬의 143km 속구를 때려 동점을 만들었다. 김지수는 “사실 변화구를 노렸다. 1B 2S에 몰려 더 이상 변화구만 볼 수는 없었다. 그냥 정확하게 맞추자는 생각이었는데 잘 풀렸다”라고 말했다.
김지수의 타격은 4회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홍성갑의 데뷔 첫 3루타로 3-3 동점이 된 가운데 김지수는 타석에 섰다. 1사 3루, 외야 뜬공이면 승부를 뒤집을 수 있었다. 김지수도 욕심을 내지 않았다. ‘(홍)성갑이의 발이 빠르지 않으니 외야로 멀리 보내는 게 안전하겠다’라는 생각이었다.
2구 만에 2S가 됐으나 김지수는 침착하게 차우찬의 유인구에 속지 않았다. 그리고 풀카운트서 낮게 떨어지는 128km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목표대로 멀리 날렸다. 홍성갑은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이 적시타는 결승타가 됐다.
김지수는 “앞선 타석에서 안타를 쳐 배팅 밸런스도 좋았다”라며 “차우찬이 나를 상대할 때 속구보다 변화구를 많이 던졌다. 그 점을 계속 생각했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유인구를 던질 것이라고. 운 좋게 내 배팅 타이밍에 맞는 공이 날아왔다”라고 말했다. 김지수는 선발 출전이 시즌 2번째. 지난 4월 19일 문학 SK전 이후 43일 만이다. 새 홈구장인 고척돔에서는 처음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더욱 의미가 컸다.
그 경기에서 결승타를 때려 수훈선수가 됐다. 그는 경기 후 1루측 관중석에 올라 서건창, 박주현(이상 수훈선수), 김하성(원정경기 MVP)과 함께 팬 앞에 서서 인사했다. 1년 만에 느낀 짜릿한 기쁨이다.
김지수는 “오랜만에 선발 출전이나 평소와 똑같이 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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