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무려 592일 만에 포함된 1군 명단. 그리고 곧바로 찾아온 1군 복귀전. 낯설음은 없었다. 그토록 올라오고 싶었던 마운드기에 더 거침없이 던졌다. 대장암이라는 병마와 긴 싸움 끝에 이긴 원종현(29·NC 다이노스)이 마침내 돌아왔다.
원종현은 3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5-6으로 뒤지고 있던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긴 시간이었다. 지난해 1월 스프링캠프 도중 귀국해 대장암 판정을 받아 주변에 안타까움을 산 그는 1년여라는 시간 동안 회복에만 오롯이 집중해 마침내 완치 판정을 받았다.
동료들은 지난 시즌 내낸 자신들의 모자에 원종현이 기록한 시속 155km를 의미하는 ‘155K’를 새기면서 그의 쾌유와 복귀를 기원했다.
↑ 592일만에 등록된 1군. 그리고 그는 마침내 곧바로 복귀전을 치렀다. 원종현이 1일 마산 두산 베어스전에서 9회초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1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은 그의 최고 구속은 152km였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약 1년 7개월 전과 비교해 다소 마른 모습이었지만 다이내믹한 원종현의 투구 폼은 여전했다. 그는 선두타자 오재원에게 시속 148km의 공을 꽂아 넣어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그렇게 시작한 복귀전에서 원종현은 오재원-민병헌-오재일을 차례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최고 시속은 152km.
원종현이 마운드에서 내려오자 더그아웃에 있던 동료들은 그가 승리투수가 된 것 마냥 기뻐하면서 박수와 함께 반겼다. 원종현은 더그아웃 앞에서 들어오는 선수들과 일일이 손바닥을 마주했다.
팀은 역전극을 만들지 못했지만 원종현의 복귀라는 귀중한 순간을 다 함께 했다. 지난해 가을, 홈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155K’이 새겨진 그라운드를 앞에 두고 시구자로 올라 희망과 감동을 안겼던 원종현이다. 희망과 감동은 현실이 됐다.
원종현은 경기 뒤 "점수 차가 커서 안 나갈거라 생각했지만 나갈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었다"며 "타이트한 점수에 올라가 긴장도 됐지만 내 장기가 속구이기에 자신있게 던지려고 했고 점수를 안 주려고 노력했다. 앞으로 건강하게 마운드에서 기다려주신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성공적
[kjlf2001@ma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