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김근한 기자] 잠시 주춤했던 두산 투수 마이클 보우덴(29)이 승리 행진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특히 분위기를 가져온 보우덴의 ‘글러브 블로킹’이 시즌 5승(1패) 달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보우덴은 1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SK와의 원정 경기서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7-3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4월 보우덴의 활약은 대단했다. 개막 후 4연승 행진으로 더스틴 니퍼트의 에이스 자리를 위협할 정도. 보우덴은 지난달 29일 광주 KIA전에서 연승이 끝나고 시즌 첫 패를 당했다. 하지만 팀 수비의 실책이 뼈아팠던 경기였다. 당시 실점 4점 중 자책점은 단 1점이었다.
처음 맞는 어린이날 등판에서도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보우덴은 지난 5일 잠실 LG전에서 5이닝 7피안타 7탈삼진 4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난 것. 지난 2경기에서는 승운이 따르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승리의 시동을 다시 걸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 없었다. 보우덴은 이날 초반부터 연이은 위기를 무실점으로 잘 넘겼다. 실점 위기에서 땅볼 유도능력이 빛났다. 보우덴은 1회 1사 1,2루 위기를 연이은 땅볼로 막았고 2회에도 병살타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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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투수 마이클 보우덴이 동점 위기에서 결정적인 호수비를 선보였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
한 점 차 리드에서 2사 3루 동점 위기를 막아야 했다. 보우덴은 변화구를 구사하다 또 다시 폭투를 기록했다. 포수 양의지의 오른쪽 뒤편으로 공이 흐른 상황. 3루 주자 김성현은 지체 없이 홈을 향해 내달렸다. 뒤로 빠진 공을 잡은 양의지는 무게 중심이 흐트려진 상황에서 홈 송구를 시도했다. 홈 플레이트 커버를 한 보우덴의 오른쪽으로 다소 치우친 송구였다.
하지만 보우덴은 이 순간 기가 막힌 수비를 선보였다. 마치 다이빙 캐치처럼 몸을 날린 보우덴의 글러브에 송구가 들어갔고 이는 자연스럽게 김성현을 향한 태그로 이어졌다. 마치 글러브로 홈 블로킹이 이뤄진 모양새였다. 한 끗 차이로 판정은 태그아웃. 동점을 막아낸 보우덴의 본능적인 수비였다.
보우덴의 글러브 블로킹을 기점으로 분위기는 완전히 넘어갔다. 두산은 연이은 홈런으로 격차를 벌렸다. 보우덴은 4회 첫 삼자범퇴를 기록한 뒤 7회까지 순항을 이어갔다. 이 사이 내준 출루는 안타 1개와 볼넷 1개에 불과했다. 제 몫을 다한 보우덴은 6-0으로 앞선 8회 시작 전 오현택에게 공을 넘겼다. 총 투구수는 99구로 스트라이크는 67개였다. 위기 상황에서 나온 땅볼 유도능력과 3회 결정적인 글러브 블로킹이 돋보
보우덴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혹시라는 위기감은 있었다. 두산 불펜진이 8회 흔들리면서 6-3까지 추격을 허용했기 때문. 하지만 승부의 추가 반대로 기울지는 않았다. 마무리 이현승이 9회를 매듭짓고 보우덴의 5승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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