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또 나와?”
이길 때나 질 때나 어김없이 등장한다. 혀를 차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하지만 그들은 묵묵히 공을 던진다. 한화 이글스 베테랑 투수 박정진과 송창식이다.
한화는 불펜 의존도가 높은 팀이다. 선발 투수들이 기대만큼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기도 하고, 에스밀 로저스나 안영명처럼 부상으로 아직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는 투수들이 많다. 불펜을 중시하는 김성근 감독의 성향이 가장 크긴 하지만, 지난해부터 팀이 이기고 있건, 지고 있건 간에 자주 볼 수 있는 투수들이 바로 박정진과 송창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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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부터 한화 이글스에서 출전경기가 늘어난 두 투수인 박정진과 송창식. 이기고 있을 때나 지고 있을 때나 자주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이날 박정진은 1이닝 동안 안타 1개를 내주긴 했지만 무실점으로 SK타선을 봉쇄했다. 믿음직한 투구를 펼치니 마운드에 자주 오르고 있다. 지난달 28일 대전 KIA전부터 30일 대전 삼성전까지 3일 연속 공을 던졌다. 이후 이틀을 쉬고 다시 매일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더구나 올해 한국식 나이로 41세라는 점이 박정진을 더욱 짠하게 만들고 있다.
박정진과 더불어 송창식도 전날에 이어 2일 연속 마운드에 올랐다. 3일 SK전에서는 2이닝 동안 안타 1개를 내줬지만 삼진을 3개나 잡으며 무실점, 올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하지만 이날은 전날과 달리 볼넷 2개만을 내주고 강판됐다. 6회 2사 2루에서 볼넷을 2개 내주며 만루위기를 자초하고 말았다. 다행히 뒤에 올라온 윤규진이 이날 만루홈런을 친 SK 4번타자 정의윤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불을 끄면서 송창식의 실점은 없었지만 전날 호투가 머쓱해지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송창식이 과거 버거씨병을 앓은 경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너무 자주 등판한다는 대목에서 동정론이 일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14일 대전 두산전에 12실점을 할 때까지 4⅓이닝을 던져 벌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송창식을 교체하지 않은 김성근 감독이 경기 도중 병원을 간 이후 교체가 돼 이런 의혹은 증폭됐다. 그러나 이후 송창식은 8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자주 볼 수 있어 반갑기도 하지만 상황에 구애받지 않은
이날 박정진과 송창식의 등판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추격에 실패, 1-5로 패하며 연승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41세의 박정진과 버거씨병을 앓은 송창식의 연투를 바라보는 시선은 ‘극한 직업’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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