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오늘도 안 되는 날인가. 하루가 지났지만, 사자를 괴롭혔던 ‘마’는 대구를 떠나지 않았다. 행운의 바람이 불었건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실책과 부상 앞에선.
4일 오후 라이온즈파크 주변에는 강한 바람이 불었다. 제대로 눈을 뜨기 힘들 정도. 경기를 앞두고 한 선수는 “수비 시 뜬공을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날은 별로 야구하고 싶지가 않다”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센 바람은 경기에 영향을 끼쳤다. 삼성을 웃게 하는 바람이었다. 1회초 실책 2개로 선제 실점을 한 삼성은 곧바로 반격을 펼쳤다. 배영섭과 박해민의 연속 안타 후 희생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승엽의 큰 타구가 바람에 실리며 외야 펜스 가까이 날아갔다. 좌익수 고종욱이 낙구 지점을 놓치며 삼성의 2-1 역전.
이때만 해도 삼성은 뭔가 풀리는가 싶었다. 하루 전날 병살타 3개, 도루 실패 2개 등 번번이 맥이 끊기며 영패를 했던 삼성이었다.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그러나 웃던 삼성은 금세 무표정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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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해민(오른쪽)은 4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시즌 2,3호 도루를 기록했다. 박해민의 도루라는 무기를 장착했음에도 삼성 라이온즈는 시즌 2번째 3연패의 늪에 빠졌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김건한은 불운하게 실점했으나 2회초까지 안타 1개만 맞으며 넥센 타선을 잘 막았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이탈이었다. 사정은 달랐으나 2경기 연속 선발투수의 조기 강판.
긴급 호출을 받고 마운드에 오른 김기태는 몸이 덜 풀렸다. 4구 만에 홈런을 맞았다. 서건창의 마수걸이 홈런. 삼성에겐 씁쓸한 동점 과정이었다.
그리고 흐름은 넥센에게 넘어갔다. 4회까지 2안타에 그쳤던 넥센은 중반 들어 맹타를 휘둘렀다. 5회와 6회 잇단 3연타로 삼성 마운드를 두들겼다. 스코어는 2-2에서 4-2, 다시 6-2로 벌어졌다. 김기태는 최대한 버티고자 했지만, 버티지 못했다. 이틀 연속 등판이긴 해도 지난 4월 23일 1군 등록 후 실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3일 경기가 시즌 첫 등판).
해금된 게 하나 있다. 스파이크를 바꿔 신은 박해민의 이날 도루 성공률은 16.7%가 아닌 100%였다. 5회와 7회 잇달아 2루를 훔쳤다. 그러나 그를 홈으로 불러들일 후속타는 터지지 않았다.
김건한 등판 시 폭발했던 타선은 이날 안타 10개를 기록했다. 넥센(10개)과 같았다. 하지만 괜찮은 타구는 넥센 야수 정면으로 향했다. 반격의 실마리를 찾는가 싶었던 6회에는 병살타에 울어야 했고, 8회에도 김민성의 호수비로 맥이 끊겼다.
넥센과 간극은 크지 않았다. 몰아치면 충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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