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3경기째 2루타가 없다.” 지난 19일 오후, 류중일 삼성 감독이 깊은 한숨과 함께 내뱉은 한 마디였다. 그리고 덧붙였다. “2루타가 없다는 게 무슨 뜻이겠나. 3루타, 홈런도 없다는 이야기다”
‘거포 군단’ 이미지는 지워졌다. 1년 전 74개의 홈런을 합작(42% 비율)한 나바로, 박석민의 이탈로 무게감은 확실히 떨어졌다. ‘다른 방식’으로 메운다 해도. 삼성은 지난해 팀 홈런 3위(176개)였다. 그러나 지난 17일 경기까지 9개(8위). 이 부문 1위 SK(16개)와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타자 친화적인 라이온즈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홈런(4개)보다 피홈런(8개)이 더 많았다.
문제는 단순히 홈런이 줄었다가 아니다. 장타력까지 확 줄었다. 지난 14일 대구 NC전 및 15일과 17일 잠실 두산전에서 삼성은 총 20개의 안타를 쳤지만, 장타는 1개도 없었다. 오히려 크게 맞기만 했다. 2루타 4개, 3루타 1개, 홈런 2개 등 총 7개의 장타 허용.
↑ 구자욱은 지난 19일 광주 KIA전에서 1회 지크의 체인지업을 때려, 시즌 2호 홈런을 날렸다. 삼성이 4경기 만에 기록한 장타였다. 사진=김재현 기자 |
삼성은 최근 공격이 답답하다. 3경기 연속 2득점에 그치며 모두 패했다. 시즌 첫 3연패. 타선 폭발(초반 2경기 27득점)을 일으켰던 윤성환 카드도 3번째에 효과가 없었다. 매끄러운 연결이 부족한 삼성 타선이다.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도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다.
그 가운데 4경기 만에 장타가 터졌다. 구자욱은 지난 19일 광주 KIA전에서 1회 우월 홈런을 날렸다. 6일 전 NC전에서 5회 배영섭이 2루타를 친 이후 첫 장타. 장타 갈증을 조금이나마 풀었다. 다만 동료들이 응답하지 못해서 그렇지. 오히려 KIA 타선이 응답했다. 홈런 2개와 2루타 3개로.
그나마 삼성은 구자욱의 홈런 이후 9개의 안타를 기록했다. 서울에서 침묵했던 타선이 조금이나 반응했다. 응집력 부족으로 6회 2사 1,3루-7회 2사 1,3루-8회 1사 1,3루-9회 2사 만루 등 잔루만 10개였지만.
연결고리도 중요하나, 흐름을 뒤바꾸고 분위기를 전환할 한방도 중요하다. 발디리스는 첫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했던 지난 8일 사직 롯데전(2루타 1개 기록) 이후 안타 생산 능력(3개)이 떨어지나 장타는 아예 없다. 최형우도 지난 12일 NC전(2루타) 이후 장타가 사라졌다. 홈런왕 후보는 8경기째 아치를 못 그렸다.
구자욱의 홈런은 삼성 타선을 깨웠을까. 19일에는 조금이나마 꿈틀거렸다. 20일 경기에는 좀 더 달라질까. KIA 선발은 양현종이다. 지난해 사자 킬러였다. 삼성전에 두 차례 등판해 평균자책점 1.29(14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모두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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